[2016 미국의 선택] 힐러리, 이제야 “폐렴” 실토… 진짜 문제는 비밀주의 기사의 사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불거진 건강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건강기록을 추가 공개키로 했다. 전날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9·11테러 15주년 추모식에서 열사병 증세를 보여 딸 첼시의 아파트에서 휴식을 취한 클린턴이 밴에 오르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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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추모식에서 더위를 먹고 휘청거렸던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건강이상설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클린턴의 건강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해 ‘건강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에선 만일에 대비해 대체 후보를 마련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클린턴은 12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당시 어지럼증을 느꼈지만, 의식을 잃지는 않았다”며 “폐렴 진단을 받은 후 5일간 쉬라는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일정을 강행한 탓”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은 매우 좋아졌지만 의사의 권고를 따르려고 한다”고 말해 당분간 휴식을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클린턴은 “과거 탈수 증세와 어지럼증을 느낀 적이 몇 차례나 있었는가”라는 CNN 앵커 앤더슨 쿠퍼의 질문에 “두 차례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클린턴 선거캠프는 이번 주 중 클린턴의 의료정보를 추가 공개키로 했다. 클린턴은 지난해 7월 2장짜리 건강기록을 공개했다. 브라이언 팰런 캠프 대변인은 MSNBC방송에 나와 “폐렴 진단을 받은 것 외에 숨긴 병력은 없다”며 “주치의가 2012년 국무장관 시절 겪었던 뇌진탕과 폐렴은 무관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클린턴의 비밀주의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트위터에 “폐렴은 항생제로 고칠 수 있지만 클린턴의 건강하지 못한 프라이버시 애호는 무엇으로 치료하나”라고 꼬집었다.

클린턴은 그동안 건강에 이상이 있어도 공개하지 않고 숨겼다. 퍼스트레이디 시절인 1998년에는 오른쪽 무릎 뒤에서 혈전이 발견돼 베데스다 국립해군의료센터에서 외래환자로 등록해 비밀리에 치료를 받았다. 2009년에는 다리에서 두 번째 혈전이 발견됐지만 역시 숨겼다. 국무장관 시절인 2012년에는 머리에서 세 번째 혈전이 발견됐다. 당시는 증상이 너무 심각해 숨길 수 없었다. 뉴욕 컬럼비아대학병원에 입원해 회복까지 6개월이 걸렸다. 클린턴은 지금도 ‘쿠마딘’이라는 혈전용해제를 복용한다.

트럼프는 CNBC방송,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이 빨리 회복해 오는 26일 TV토론에서 만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그는 지난주 아주 심하게 기침을 했다. 그것도 처음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의 건강문제를 본격적으로 문제 삼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동시에 트럼프는 “나는 지난주 건강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며칠 안에 공개하겠다”며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1995∼1997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이었던 돈 파울러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오바마와 당 지도부가 클린턴을 대체할 후보를 정할 방법을 당장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규에는 대통령 후보가 완주하지 못할 경우 DNC가 대체 후보를 정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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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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