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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핵실험에 쓸 돈 수해복구에 써라

해방 이후 최악이라는 함경북도 대홍수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함경북도 일대를 할퀴고 간 홍수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북한 당국이 유엔 피해조사단에게 공개한 8월 29일∼9월 2일 사이 인명피해 규모만 사망 138명, 실종 400여명에 이른다. 또 이번 홍수로 14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60만명이 식수와 보건 문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재산 피해도 커 주택 2만9800여채와 공공건물 900여동, 도로 180여곳이 무너지거나 파손됐다.

이는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수치로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짐작된다. 치부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북한 당국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함경북도 지구를 휩쓴 태풍으로 인한 큰물 피해는 해방 후 처음으로 되는 대재앙”이라고 밝힐 정도다. 북한 당국은 이례적으로 피해 지역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피해를 부각시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으려는 속셈이다. 북한은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이란 파키스탄 라오스 등 평양 주재 9개국 관계자를 불러 도움을 요청한데 이어 미국 대북지원 단체들한테도 지원을 호소했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지도상에서 없애버리겠다는 미국에까지 도움을 요청했을까 싶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국제적십자연맹과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가 인도적 차원에서 52만 달러, 17만 달러를 각각 긴급 지원했을 뿐 추가 지원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감행한 김정은의 자업자득이다. 더욱이 북한 당국은 복구공사에 주민들을 동원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 비용마저 개인에게 부담시키고 있다고 한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핵실험은 마구잡이로 자행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주민의 생존권을 지켜줄 돈이 없다니 이래저래 죽어나는 건 북한 주민들이다.

김정은은 대홍수로 신음하는 북한 주민의 고통 속에 5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제정신이 박힌 지도자라면 이럴 수는 없다. 세계평화를 위해서나 북한 주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나 김정은 정권이 하루라도 빨리 막을 내리게 하는 게 최선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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