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80) 중앙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소아진료탑팀] 8개 과목·18명 교수진 협진 기사의 사진
중앙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소아진료탑팀.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명남 부원장, 김의정 관리본부장, 비뇨기과 문영태(뒤), 진단검사의학과 차영주(앞), 소아청소년과 임인석, 성형외과 김우섭, 정신건강의학과 이영식, 마취통증의학과 박용희, 소아청소년과 이대용·채수안, 재활의학과 강시현, 외과 이승은, 소아청소년과 이나미, 외과 박귀원, 마취과 김성덕(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윤신원, 비뇨기과 김경도, 소아청소년과 최응상, 안과 문남주 교수. 중앙대병원 제공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 소아과학 교과서 첫머리에 적혀 있는 문구다.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입구에도 똑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

어린이 환자를 대할 때엔 성인과 다른 연령과 체형, 심리 등을 고려해 최적의 맞춤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어린이를 단지 성인보다 신체가 작은 존재로만 인식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갓 태어난 신생아, 더욱이 저체중 조산아(미숙아)는 두 말할 것도 없다.

최근 들어 재태기간(임신주수) 37주 미만의 조산아, 출생 시 2.5㎏ 미만 저체중아 증가와 함께 미숙아 맞춤의료 서비스의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고령 산모와 인공수정을 통한 다태아(多胎兒) 임신 증가 등이 원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저체중아 출산율은 증가 추세다. 전체 신생아 중 저체중아 비중은 2005년 4.3%에서 2010년 5.0%, 2011년 5.2%, 2013년 5.5%, 2014년 5.7% 등으로 높아졌다. 2014년 한 해 동안의 37주 미만 조산아 발생률은 6.7%였다.

재태기간 37주 미만, 몸무게 2.5㎏ 이하 미숙아, 저체중아를 흔히 순 우리말로 ‘이른둥이’라고 한다. 이른둥이는 임신주수 40주를 다 채운 만삭아와는 여러모로 출발선이 다르다. 신체 장기 발달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태어난 탓에 면역력이 약하고 호흡곤란증후군, 기관지폐이형성증, 뇌실내출혈, 괴사성장염, 미숙아망막증 등 갖가지 질병에 걸릴 위험도 크다. 따라서 출생과 동시에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입원,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고 퇴원 후에도 안과 감염내과 재활의학과 등 여러 과목의 진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중앙대병원이 지난 5월 신생아중환자실을 대대적으로 확장·개편한 배경이다. 이 병원은 선천성 희귀난치병을 갖고 태어난 신생아중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시설을 종전보다 1.5배 이상 넓혔다.

진료편의를 고려한 동선과 극소 저체중아 전용 진료실과 인큐베이터, 인공호흡기·초음파·투석장비 등 신생아중환자 전문 치료 장비도 대거 새로 확보했다. 신생아중환자실 전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전담 산과 전문의 및 전공의, 전담 간호사 인력도 보강했다. 특히 소아외과 박귀원, 소아청소년과 윤신원 교수를 중심으로 소아비뇨기과, 소아안과, 소아신경외과, 소아마취과, 소아재활의학과, 소아정신건강의학과 등 8개 진료과목 18명의 교수진이 협진을 하는 다학제 신생아 집중치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른바 신생아중환자실 소아진료탑팀(Top Team)이다.

이 팀은 얼마 전 만성신부전증에 임신중독증까지 겹쳐 산모가 아이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서 출산한 500g의 극소 저체중 조산아를 극적으로 살려냈다. 출생 당시 체중 1.5㎏의 미숙아로 태어난 데다 장이 썩어 들어가는 ‘신생아 괴사성 장염’을 합병한 몽골의 신생아를 신속·정교한 응급수술로 살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중앙대병원 소아진료탑팀의 진료역량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귀원 교수팀은 난이도가 높아 다른 병원에서 선뜻 손을 대지 못하는 신생아 담도폐쇄증, 가성(假性)장폐색증, 선천성 항문직장기형, 선천성 거대결장증, 소아종양 등 고난도 선천성 기형 제거 및 응급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주목받고 있다.

박귀원 교수는 선천성 소아 흉·복부 기형 제거수술만 연평균 100건 이상을 시행할 정도로 우리나라 소아외과학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지금까지 고난도 소아응급수술에 3만회 이상 참여했고, 그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논문 수도 300여편에 이른다.

그 뿐이 아니다. 산부인과 김광준 교수팀은 태아의 머리가 산모 가슴 쪽으로 향한 둔위 체위여서 자연분만이 힘든 경우 태아의 머리 위치를 돌려놓아 자연분만을 유도하는 둔위교정술(역아회전술) 분야에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시술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앙대병원 소아진료탑팀에는 선천성 심장병 환아(患兒) 진료 경험이 풍부한 윤신원 교수와 소아백혈병, 소아암, 소아골수이식 등 어린이 혈액암 환자 진료가 전문분야인 소아청소년과 최영배 교수 등 어린이 중환자 치료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박귀원 교수는 19일 “선천성 기형 및 희귀난치병으로 수술이 필요한 아이들을 잘 치료하기 위해서는 소아외과뿐만 아니라 여러 진료과 의사들이 힘을 모아 팀워크를 발휘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소아진료탑팀은 수술 전후 아이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돌보는 능력이 뛰어난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대병원은 이런 의료서비스 및 진료 환경의 개선뿐만 아니라, 형편이 어려워 고액의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불우 소외계층 환아 가정을 돕는 생명지원사업도 열심히 펼치고 있다. 윤신원 교수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희귀난치병 아이들 치료를 위한 신생아 집중치료 다학제 협진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저체중 조산아 집중치료 인프라도 계속 업그레이드해 아기들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꾼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다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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