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이야기] ‘항암제=고가’ 공식  바이오시밀러가 깰까 기사의 사진
높은 약가 때문에 항체의약품 항암제의 치료 혜택을 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바이오시밀러가 더 많은 치료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치명적인 암이 발병하면 환자는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된다. 특히 고민이 되는 것이 값비싼 치료비와 약값이다. 물론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암, 희귀난치성질환 등의 중증질환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환자 부담 5%, 정부 부담 95%)을 받는 의료 서비스 항목이 대폭 늘어나 환자 부담이 빠르게 줄고 있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는 ‘3대 비급여 체계 개편’과 함께 현 정부가 환자 본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건강보험 중기보장성 강화’ 정책 중 하나다. 그럼에도 많은 약제가 비급여로 적용돼 있어 환자들에게 약값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건강보험 부담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약제비 증가에 따른 건강보험 비용이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 호주, 일본, 유럽 국가에서도 약제비 부담을 줄이면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결국 똑같은 효능이면, 가격이 저렴한 약을 투입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항암제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각국 정부와 의료계에서 기대를 모으는 영역이다. 높은 약가 때문에 항체의약품 항암제의 치료 혜택을 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바이오시밀러가 더 많은 치료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국내 기업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 유럽 EMA와 미국 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기업이 국내 및 해외에 진출하면 오리지널의약품보다 가격은 낮으면서도 동일한 효능을 가진 약을 환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대표적인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은 악성 림프종을 치료하는 항체의약품으로 지난해 전세계에서 7조원 가량 팔린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셀트리온의 ‘트룩시마’는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항체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판매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EMA 연내 허가가 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럽 환자들에게 쓰일 날도 머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회사는 또한 세계적인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를 개발해, 국내에서는 2014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9∼10월 안으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SB3’에 대한 유럽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허셉틴은 2014년 특허가 만료되면서 세계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한 항암제다.

주요 블록버스터 항암제들의 특허 만료가 다가오며, 오리지널의약품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바이오시밀러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항암제=고가’라는 공식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세계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항암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유럽 허가에 이어 미국 FDA 허가를 인정받는다면,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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