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축제 사이] <38> 성씨 문화 기사의 사진
효문화뿌리축제. 대전시 제공
요즘 해외에서 한국인을 접하는 외국인들의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모르거나 북한에서 왔는지, 남한에서 왔는지 구분하기 바빴는데 요즘은 한국이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말춤부터 추면서 다가온다. 일본, 중국 다음으로 등장하던 예전의 위상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런 한국문화를 조금이라도 접해본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해오는 질문이 있다. “왜 한국 사람들은 다 김씨야?” 우리나라를 방문해본 적 없고 잘 모르는 외국인들도 각국에 퍼져 있는 한국 이민자들을 통해 ‘미스터 킴, 미스터 리’와 같은 독특한 한국의 성씨문화를 기억한다.

그런 외국인들의 반응을 접할 때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외국인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겨줄 수 있는 우리의 성씨문화가 매우 유력한 문화적 자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고맙게도 성씨를 주제로 한 축제가 몇 해 전부터 대전에서 개최되고 있다. 효문화뿌리축제 얘기다.

이 축제는 대전시 중구 뿌리공원에서 개최되는데 한국의 다양한 성씨들의 유래를 담은 비(碑)가 모여 있어 교육적 차원에서라도 자녀들과 함께 방문해볼 만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축제의 최대 볼거리인 문중퍼레이드는 각 문중 후손들이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화려한 퍼레이드를 펼치는데 자신들의 성씨가 소개될 때마다 행렬에 참가한 문중의 어르신들이 그렇게 뿌듯해하실 수가 없다. 새삼 ‘저런 성씨도 있었나?’ 하면서 우리의 성씨문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반가움도 느끼게 된다. 문중 운동회나 효 골든벨 등 눈에 띄는 프로그램도 제법 많다.

성씨보다는 효(孝)를 더 강조하고 올해는 충(忠)과 독도사랑 등 축제의 메시지가 늘어나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축제 콘텐츠를 억지로 만들지 않고 우리 고유의 독특한 문화를 축제로 만든 대전시의 활약에 기대가 크다. 한자만 가득한 우리 집안 족보를 보고도 몰랐던 성씨의 유래를 축제가 열리는 뿌리공원에 가서 알았다.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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