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있는 원칙·깔끔한 진행… 예장고신·합신 ‘품격 총회’ 눈길

선거 후보 자격 놓고 이견 제기… 치열하지만 합리적 논의 끝 정리

절도 있는 원칙·깔끔한 진행… 예장고신·합신 ‘품격 총회’ 눈길 기사의 사진
예장고신 총대들이 21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제66회 총회 둘째 날 회의를 갖던 중 잠시 밖으로 나와 기념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천안=김보연 인턴기자
최근 몇 년간 일부 교단 총회가 파행과 대결로 얼룩진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총회장 배굉호 목사)과 합신(총회장 최칠용 목사) 총회가 품격 있는 진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예장고신 총회는 원칙에선 절도 있고, 태도에선 겸손했다. 고신은 22일 은퇴목사에겐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는 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은퇴자로서는 매우 불쾌할 수 있는 투표였다. 부결 직후 총회장을 지낸 권오정 목사가 발언을 청했다.

“은퇴목사가 후배목사의 사역을 힘들게 해서 이런 안이 올라온 것 같습니다. 성경에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고전 14:40)’고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 부끄럽게 생각하고, 미안합니다.” 존경 담긴 박수가 터졌다.

20일 임원투표에서는 서류 시한을 지키지 않은 후보의 자격이 논란이 됐다. A총대의 목소리가 커지자 사회자가 “발언 사살(경상도 사투리로 ‘살살’) 하세요”라고 해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B총대는 “만약 투표를 그대로 진행하면 사회법으로 소송을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선거관리위원장은 일정 관리 소홀을 사과했고 B총대는 소송 발언을 취소했다.

C총대가 “교회 안에서 사회법 운운한 것은 사과 사안”이라고 하자 B총대는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사과했다.

예장합신 총회는 진행이 깔끔하고, 태도가 점잖다. 3일간 총회에서 고성이 오가거나 흥분한 발언이 없었다. 그렇다고 회의 진행이 느슨한 것도 아니었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보고에서는 긴장된 분위기 속에 집중적으로 토론했다. 20일 개회예배 때도 총대들은 미리 ‘의관정제’를 했다. 총대들은 화장실이나 총회 장소 입구에서도 넥타이를 고쳐 매는 등 수시로 옷매무시를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신학과 성경 용어를 써가며 회의를 진행했다. 혹시라도 부적절한 표현이 나오면 지적 사항이 나왔고, 당사자는 즉시 사과하는 등 ‘자체 정화’가 됐다. 22일 은퇴목회자 연금 적립과 관련, 발표자가 “만약 여러분들이 목사를 때려치운다면”이라고 하자, 한 총대는 “목사직은 하나님이 주신 은사로 받은 직분이어서 어떤 경우에도 때려치우지는 않는다. 그런 표현은 지나치다.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발표자는 “목사님들의 집중을 끌어내기 위해 좀 과한 표현을 썼다.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총대들은 ‘합신 정신’ ‘장로교 정치원리’ ‘법적 장치’ ‘개혁주의 정신’ 등을 자주 언급했고, 의견 개진 중에 논점이 일탈할 때는 총무 등이 바로잡아주는 모습이 돋보였다.》관련기사 31면

천안·예산=강주화 신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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