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불안한 성도들 “목사님 기도로 위로와 평안”

잇단 여진 공포 경주·울산… 지역 교회 섬김 사역 르포

지진으로 불안한 성도들 “목사님 기도로 위로와 평안” 기사의 사진
경북 경주 내남중앙교회 노병용 목사(오른쪽)가 22일 지진 피해가 컸던 김영화 권사의 집을 방문해 함께 기도하고 있다. 오른쪽은 균열로 인해 무너져 내릴 듯한 김 권사 집 옥상 모습.
노병용(58·경주 내남중앙교회) 목사가 22일 심방을 위해 굽이굽이 논길을 지나 도착한 곳은 경주 내남면 노곡리에서도 가장 지진 피해가 컸던 김영화(70) 권사 집이었다.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의 진앙지에서 약 3㎞ 떨어진 곳이다. 김 권사의 안내로 살펴 본 집안 곳곳은 강진이 할퀴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안방 장롱 뒤편으로는 폭 2∼3㎝ 가량 금이 천장과 바닥 사이를 서너 갈래로 갈라놓았고, 욕실 타일들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롭게 걸려있었다.

“놀라서 입도 안 떨어졌어요. 갑자기 우르르 쾅쾅 하는데 이래 죽는구나 했어요.”

첫 지진이 일어난 지 열흘이 지나는 동안 청심환을 지니고 다녔다는 김 권사의 손을 잡고 노 목사는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 아버지. 주님의 가정에 어려움을 걷어내시고 위로의 손길을 더하여 주시옵소서.”

김 권사는 지진이 일어난 이후 언제 집이 무너질지 모를 불안감에 본가 옆 10㎡(3평) 남짓한 사랑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는 “정부 기관에서 심리치료를 해 준다고 이웃 주민들이 가본다고 하던데 목사님이 오셔서 기도를 해주시니 어떤 치료를 받는 것보다 마음이 평온해진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날 노 목사는 내남면 일대 일곱 가정을 심방하며 지진으로 놀란 성도들의 마음을 달랬다. “아무래도 여진이 400번 넘게 오다보니 마을에 이런저런 괴담도 나오고 있어요. 성도들이 심리적으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기도해드리고, 죽고 사는 문제는 하나님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경주남부교회는 이번 지진으로 700여 가옥이 피해를 입은 경주시 황남동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담임 김상정(50) 목사는 “지진이 일어난 다음 날 기왓장이 무너져 내린 한옥마을 곳곳을 둘러보며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교회 성도 중 한옥마을에 거주하는 성도들도 다수 피해를 입었다. 김 목사는 “역사문화미관지구로 지정돼있는 지역 특성상 한옥을 보수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부족해 복구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비로 인한 침수, 목재가 썩지 않을지에 대한 걱정 등 2차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외와1길 내와교회 김길용(65) 목사는 지난 12일 지진 발생 당시 교회 옆 사택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순간 일어설 수도 없을 정도로 강한 흔들림이 계속됐다. 지진 여파로 교회 건물과 사택은 금이 갔고, 십자가 철탑을 지탱하고 있는 종탑 건물도 아래에서 위로 1m 가량 금이 갔다. 종탑을 올리기 위해 쌓은 일부 벽돌은 튀어 나와 있을 정도로 뒤틀렸고, 8m 길이의 시멘트 담장은 덩어리 채 교회 쪽으로 쓰러졌다.

김 목사 부부는 지금껏 교회 승합차에서 생활하며 간단한 세면과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잠은 인근 경로당과 청소년수련원에서 해결한다. 지진 발생 후 면사무소 측이 교회 건물의 안전진단을 이유로 접근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규모 3.5의 지진이 또 다시 발생하면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거나 사택에서 생활하는 것도 아예 불가능해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직전총회장을 지낸 정영택(경북 경주제일교회) 목사는 “매주 세 차례(일요일·수요일·금요일) 열리는 기도회에서 ‘경주지역 시민들을 위한 기도’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며 “교회가 앞장서 지역의 아픔을 마음으로 위로하는 것이 경주 복음화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장재덕(경북 영천서문교회) 목사도 “경북 도내 23개 지역 기독교연합회와 협력해 지진 피해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신앙적·물질적 지원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26일 개최되는 예장합동 총회에서 구제금이나 특별 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건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병용 목사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도 마련하고 있다”며 “예배 시 흔들림이 느껴질 때는 인근 면사무소 주차장과 학교 운동장으로 집결하는 대피로를 성도들에게 지속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주=글·사진 최기영 기자, 이사야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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