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자연재해 기사의 사진
지진 피해. 위키피디아
전래동화 ‘오성과 한음’의 담장을 넘은 감나무에서 보듯 자연에는 담장과 같은 인위적 경계가 없다. 경계 없는 자연은 또한 재해와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남북 간의 환경문제 및 자연재해 등이 한반도 전체라는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북한의 두만강 유역은 관측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홍수 피해를 경험했고, 우리는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가장 큰 지진이 최근 경주 일원에서 발생해 고통을 겪고 있다.

8월 말 발생한 10호 태풍의 영향으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만 15명이 행방불명됐고, 도내 1만7180여 세대의 주택이 완전 또는 부분 파손되어 4만4000여명이 대피한 것으로 북한지역 홍수피해가 보도된 바 있다. 홍수피해는 기후변화 및 한파와 함께 북한매체가 집중적으로 관심을 갖는 환경 및 재해문제이지만, 북한지역의 환경 관련 주요 문제로 먹는 물 부족, 산림 황폐화 및 황사 피해 등이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상과 관련한 자연재해는 일부 예측이 가능해 그 피해를 사전에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으나 지진은 지금의 현대과학 수준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지진이 주는 공포는 근거 없는 소문과 괴담 등의 여러 사회적인 부작용을 야기해 2차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양산지역의 단층 활성화 여부는 본진 이후 400여 차례 계속된 여진으로 ‘활성화’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지금, 얼마 전 국내 매체를 뜨겁게 달궜던 백두산의 화산활동 가능성과 발생 시 나타날 피해 및 환경문제에 대한 염려가 성큼 다가온다.

거창하게 남북협력 및 통일을 논하기에 앞서 자연재해에 대한 남북 간 상생의 철학이 필요한 시점에 이른 것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공동의 샘물을 같이 찾고 아픔을 함께 치유할 지혜의 재발견이 한반도의 하나 된 재해 대응과 문제 해결의 출발점일 것이다. 동병상련, 남북한이 자연재해로 동시에 고통받는 지금 한반도의 온전한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 노력이 자연재해 대응 및 환경부문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자연재해와 환경문제에 있어 남북한 경계는 무의미하다.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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