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경환 특파원의 차이나스토리] “둘째 낳은 게 범죄냐” 中 해고자들 울분 기사의 사진
지난달 9일 중국 베이징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앞에서 자녀 2명을 가졌다는 이유로 해고된 20여명이 복직을 호소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지난 18일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는 공개 서신을 띄웠습니다. 두 자녀 갖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라는 내용입니다. 이창시는 1980년대부터 한 자녀 정책을 적극 시행해 중앙정부의 표창까지 받은 곳입니다.

“정부가 나서 자녀를 더 낳으라니….” 한 자녀 정책 때문에 고초를 겪은 사람은 화가 납니다. 지난달 9일 베이징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앞에는 전국에서 모인 20여명이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한 자녀 정책이 엄중하던 때 둘째를 가졌다가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들입니다. 15년 동안 장시성 슈솨이현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2013년 해고된 궈춘핑은 “200여명이 인터넷으로 연락하며 복직 청원운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중국은 2013년 12월 부모 중 한쪽이 외동인 경우 둘째를 허용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한 자녀 정책을 완전히 폐기했죠. 궈씨는 혹시 복직되지 않을까 희망을 갖습니다. 그는 “지난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특별사면을 단행했다”면서 “둘째를 가진 게 정말 범죄냐”고 하소연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둘째를 가져 해고된 사람은 10만명이 넘습니다.

사연도 기구합니다. 장시성에 사는 천젠셴(41)은 지난해 4월 임신 2개월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의사는 나이도 많고 건강도 나빠 낙태가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13세 딸이 있는 천씨는 18년 동안 중학교 교사로 일했습니다. 남편도 교사입니다. 혹시 남편에게 피해가 갈까 이혼했습니다. 교장은 천씨에게 낙태와 사직 중에서 선택하라고 강요했죠. 지난해 11월 둘째가 태어났고, 지금은 ‘전 남편’에게 매달 3000위안(약 50만원)을 받아 근근이 버팁니다. 억울한 건 둘째가 태어난 지 54일 만에 둘째 허용정책이 시작됐다는 점이죠.

낙태 강요와 해고가 성행한 것은 ‘계획생육’(가족계획) 실적이 지방관리 평가에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범죄를 저지르면 교장 이력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둘째를 낳으면 치명적이었다고 합니다. 정부 몰래 둘째를 낳아도 보상금 1만 위안(약 165만원)을 노리는 이웃의 눈을 피하지 못합니다.

중국이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한 것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인구정책을 비판한 재미학자 이푸셴은 “정책을 어기고 둘째를 낳은 사람이 오히려 인구 고령화를 완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했으니 복직은 물론 보상까지 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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