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 “1억명 지켜본다”… 트럼프·힐러리 첫 TV토론 슈퍼볼급 열기 기사의 사진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6일(현지시간·한국시간 27일 오전 10시) 첫 TV 토론에서 격돌한다. 역대 가장 많은 약 1억명의 유권자가 지켜볼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토론은 시작 전부터 장외 신경전이 치열하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TV 토론장에 초청하는 방청객을 놓고도 실랑이를 벌였다. 클린턴이 미 프로농구 NBA 구단주 마크 큐반을 초대하자 트럼프가 발끈한 것이다. 억만장자 큐반은 클린턴 지지를 선언한 뒤 가는 곳마다 트럼프에 대한 독설을 쏟아내 그를 자극했다. 큐반은 젊은 나이에 정보기술(IT) 기업을 창업해 막대한 부를 거머쥔 뒤 NBA 댈러스 매버릭스를 사들여 우승시키는 등 화려한 경력으로 젊은 층에 인기가 많다. 클린턴이 큐반을 초대한 건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로 대선에 뛰어든 트럼프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다.

이에 트럼프는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옛날 여자를 초대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트럼프는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만약 멍청하고 실패한 독지가인 마크 큐반이 방청석 맨 앞줄에 앉는다면 나는 큐반 바로 옆에 제니퍼 플라워스를 앉힐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워스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오랫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여성이다.

트럼프는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 추문을 거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플라워스를 초대하겠다고 밝혀 르윈스키 스캔들 등 과거 성 추문을 공격 소재로 삼을 수도 있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플라워스는 트럼프가 초대할 경우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에 쏠린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뉴욕타임스(NYT)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등록유권자 중 83%가 TV 토론을 시청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1억명의 유권자가 토론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미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 못지않은 열기다.

역대 TV 토론 중 가장 많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 끈 이벤트는 1980년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와 지미 카터 민주당 후보(당시 대통령)의 대결이었다. 약 8000만명이 시청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TV 토론은 약 7500만명이 지켜봤다.

첫 TV 토론은 NBC방송의 베테랑 앵커 레스터 홀트가 사회를 맡는다. 토론은 미국의 방향, 번영, 안보 세 가지 주제를 놓고 15분씩 6개 분야별로 진행된다. 자유당의 대선 후보 게리 존슨과 녹색당의 대선 후보 질 스타인 등 군소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15%에 미치지 못해 초청받지 못했다.

한편 NYT는 이날 사설을 통해 클린턴을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NYT는 “클린턴은 가장 결연한 정치인 중 한 명”이라며 “40년 공직 경험의 클린턴이 대통령 자격을 갖췄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NYT는 1960년 존 F 케네디 이후 줄곧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 중 마지막까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거부했던 테드 크루즈는 그동안 자신의 입장을 번복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내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크루즈는 그러나 트럼프의 지지율이 반등하자 뒤늦게 지지 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기회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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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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