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형 민·군용 헬기 개발  ‘1조6000억 사업’ 위기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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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추진하는 1조6000억원짜리 국책 사업인 소형 민수(LCH)·무장(LAH)헬기 개발사업이 해외 노후 기종을 떠맡고, 핵심 기술도 이전받지 못하는 등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25일 산업부와 방사청, KAI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산업부와 소형 민수·무장헬기 개발사업 협약을 체결한 KAI는 수리온을 공동 개발한 에어버스헬리콥터스(AH)와 계약하고 1만 파운드급인 H155B1(EC155 계열) 기종을 기반으로 한 소형헬기 개발에 착수했다.

문제는 EC155 계열 헬기가 개발된 지 40년 가까이 된 노후 기종이라는 점이다. 권 의원은 AH가 EC155 계열을 대체할 신규 헬기(X4·H160)를 개발 중이며, 이를 일본 자위대의 헬기 사업에 개발 모델로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후 기종은 떠맡고 신형은 일본에 뺏기는 등 한국 헬기 사업이 해외 업체의 ‘봉’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KAI는 노후 기종 생산라인을 넘겨받으면서 당초 해외 업체로부터 받아야 할 4000억원의 공동개발부담금도 받지 않았다. EC155 계열 헬기의 시장 판매를 하지 않는 조건이다. 실제 KAI는 사업 보고에서 2040년까지 최대 570대 판매를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EC155급 헬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AH가 대체 기종을 만들며 사실상 단종 수순에 들어간 기종의 판매권 대가로 4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인정해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2014년 사업 공고문에 ‘민간부담금(2000억원)과 별도의 국외 업체 공동개발부담금 4000억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KAI 측은 권 의원에게 “AH의 기술 가치와 해당 시장 포기 대가로 4000억원을 환산해줬다”고 설명했다.

같은 회사를 상대로 수리온 개발 당시 획득하지 못했던 핵심 기술은 이번에도 이전받지 못했다. 주로터블레이드(MRB)와 자동비행조종 시스템(AFCS SW), 능동진동저감장치(AVCS) 등이다. KAI는 자체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2020년까지 개발하지 못할 경우 해외 업체 기술과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방사청은 “헬기 플랫폼은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어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모든 기술을 다 이전받는 것은 아니며, 필요한 기술에 대해 약정을 통해 이전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산업부는 1조2960억여원의 개발비용이 소요된 수리온의 수출 실적도 전무하다고 보고했다. 민간 헬기로서 비행 안전성을 인증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판매 실적도 저조해 현재 경찰청이 3대를 도입했고, 제주도와 산림청이 각각 1대의 계약을 진행 중인 게 전부다. 서울시는 “서울시의 수색구조 임무에는 ‘카테고리 A등급’이 필요한데 수리온은 관련 인증이 없어 구입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최승욱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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