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기대수명 기사의 사진
손의 노화. 위키미디어 커먼스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얼마의 생을 누릴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기대수명. 최근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2.2세로 세계 138개국 중 10위였다. 이는 올해 태어난 아이가 이 나이까지 생존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13위였던 81.5세보다 8.4개월 늘어난 것이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 ‘인생 70’이 드물다 하였는데 이제는 ‘실버청춘 80’이 흔한 세상이 다가온 셈이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노화에 따른 신체의 변화이다. 노화는 신체가 나이를 먹음에 따라 모양과 기능이 비가역적으로 퇴행하는 현상이다. 신체 내 물질조성이 변하고 혈관과 피부는 탄력을 잃어가며, 몸 속 장기의 기능 저하 및 면역력 감소 현상이 나타난다. 비가역적 퇴행 과정으로 80세에 이른 몸은 생애 최고 시기의 신체와 적잖게 달라진다. 80세인 사람이 지니는 청각 능력은 생애 최대치의 30%(고음역대)∼70%(저음역대) 정도로 저하된다. 심장이 1회 박동으로 내보내는 혈액량은 45%로 줄고 폐활량도 50∼60%로 낮아진다. 후각능력과 쥐는 힘은 70%, 신경 전달 속도는 85% 정도에 이른다.

전형적인 변화는 세포 감소에 따른 장기의 중량 감소와 이에 따라 체중이 줄어드는 것이다. 체내 화학공장인 간의 80세 때 중량은 생애 최대치의 80% 정도이나 뇌의 경우는 93%를 유지해 감소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노인에 있어 비록 감각기관 기능 감퇴와 함께 기억, 학습, 비교분별 능력이 저하되지만 뇌의 근본적 기능에는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몸이 늙지 마음이 늙는 것은 아니라 했는지 모른다. 하물며 지혜와 경험은 연륜과 함께 쌓이니 노인 한 분의 사망이 마을도서관 하나를 불태운 것과 같다는 말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지 모른다. 그래서 경제적 비용과 생산적 관점만으로 노인을 부담으로 보거나 격하된 사회적 지위로 여기는 외눈박이 사회 풍조는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다. 다가오는 일요일은 성년 스무살을 맞는 법정기념일 ‘노인의 날’이다. 노화를 거스른 이는 없다. 늙어보지 않은 이들은 젊어봤던 이들의 의미를 한번 되새겨볼 일이다.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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