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38년 논란 결론내자 <1부>] 전기료·온실가스 부담… 원전포기 쉽잖은 에너지 빈국 기사의 사진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태양광, 풍력 발전 등이 주목받고 있지만, 비싼 발전 원가 탓에 아직 활용도는 떨어진다. 사진은 영흥화력발전소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국민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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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석탄과 석유 등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화석연료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쪽으로 에너지 정책방향을 잡고 있다. 원자력도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낮은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방사능이 강한 고준위 폐기물이 발생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고준위 방폐물을 처리할 수 있는 최종처분장이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원전 비중을 늘리는 에너지 정책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고, 일부에선 오히려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여전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발전 원가, 대체에너지 발전 속도 등을 따져볼 때 당장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 공백을 메울 현실적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도 당분간 원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원전을 안전하게 가동하는 것과 함께 필연적으로 배출되는 원전폐기물을 철저히 관리할 고준위 방폐장 건설도 시급한 과제다.

화석연료 의존, ‘걸음마’ 신재생에너지

한국전력거래소의 전력부문 온실가스 배출계수 자료를 바탕으로 2015년 기준 원자력발전량 1억6477만1137㎿h를 유연탄으로 대체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1억3560만t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국내 발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간 2억4000만t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전을 포기할 때 온실가스 배출이 64% 정도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원자력은 전기를 만들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10g/㎾h로 풍력(14g/㎾h)보다도 낮다. 석탄 화력에너지(991g/㎾h)에 비하면 100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고다드 우주연구소와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는 공동 연구를 통해 원자력 에너지를 활용했더라면 1971∼2009년 화석연료 연소로 초래된 180만명 이상의 대기오염 관련 사망자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추정치를 내놓기도 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맞추려면 당장 석탄과 석유 등 기존의 화력에너지 비중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1차 에너지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2013년 기준 석유(37.8%)다. 석탄(29.3%)과 LNG(18.7%)가 뒤를 이었다. 원자력이 10.4%, 태양열·풍력·조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3.2%다. 여전히 석유와 석탄, LNG에 대한 의존도가 85% 수준으로 높다는 의미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전체 에너지 중 95.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대체에너지 발전 속도는 전기 사용량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일단 신재생에너지는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전력 생산단가가 비싸다. 태양광의 경우 발전단가가 매년 낮아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h당 170원 수준이다. 원자력(62.69원)이나 석탄(70.99원), 가스(126.34원) 등과 비교하면 발전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풍력이 109.34원으로 가스보다는 낮지만 원자력과 석탄에 비하면 아직도 높다. 신재생에너지는 보조금에 의존하는 등 경제성이 낮다는 얘기다.

국민들도 이 같은 현실을 알고 있다. 국민일보가 2014년 말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와 함께 조사한 우리 국민들의 원전 관련 인식을 보면 응답자의 71.4%가 “원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답했다.

탈핵선언 독일, 전기료 상승 몸살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핵’을 선언한 독일은 전기료 상승 등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탈핵 발표 이전까지 17개의 원전으로 전체 전력량의 31%를 감당했던 독일은 남은 9개의 원전으로 전력공급의 16%만 충당하도록 했다.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원전의 빈자리는 신재생 및 대체에너지가 채우고 있다. 2000년 독일 전체 전기 생산량의 7%였던 대체에너지는 2014년엔 27%까지 늘어났다. 독일은 2000년 ‘재생에너지법’을 제정하고 발전차액지원제도(FIT·Feed-in Tariff)를 도입했다. 전력회사가 정부에서 정한 가격에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구입하면 정부가 원가를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값싼 원전 대신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비싼’ 전기로 인해 독일 국민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탈원전 정책 전부터 독일의 전기료는 비쌌다. 재생에너지법에 따라 전기사용량 ㎾h에 붙는 재생에너지 분담금이 1998년 0.08센트에서 2013년 5.28센트로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독일은 주택용 전기요금 기준으로 1㎾h당 35.2센트(약 383원)를 내 8.86센트(약 97원)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4배 수준이다. 유럽 국가 중 덴마크 다음으로 비싸다. 독일 정부는 2017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2001∼2005년 평균 대비 9% 줄이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탈원전으로 인한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다. 재생에너지 송전망 추가 건설을 위해 독일 정부는 100억 유로(12조9000억원)를 추가 투자 중이다. 또 전기 생산 분담금 차원에서 2013년부터 4인 가족 기준 연간 150유로(19만원)를 추가로 내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11년부터 5년간 전기료가 최대 60% 가까이 상승했다. 송전탑 건설과 전기료 인상에 반대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이어지며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유성열 박세환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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