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제임스 김 “아름다운 소리 찾고보니 그건 은혜의 소리”

무대 위의 사역자 꿈꾸는 ‘젊은 거장’ 첼리스트 제임스 김

[예수청년] 제임스 김 “아름다운 소리 찾고보니 그건 은혜의 소리” 기사의 사진
제임스 김이 지난 8월 11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리사이틀 무대에서 눈을 감고 첼로를 연주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 앞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금호아트홀 제공,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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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첼로를 자기만의 소리로 연주하고 싶었다. 건물을 지었다가 부수고, 다시 지었다가 또 부수는 것처럼 자기 소리를 찾아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를 헤매는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 2006년 헝가리 다비드퍼포국제첼로콩쿠르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입상 및 박성용영재특별상을 수상했다. 미국 음악 비평가 해리스 골드스미스는 그의 연주를 들은 뒤 “한 젊은 거장의 역사적인 등장”이라며 극찬했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의 한 카페에서 크리스천 첼리스트 제임스 김(23·한국명 김정환)을 만났다.

◇밭에 감추인 보화 같은 소리=그가 첼로를 시작한 건 9세 때다. 친척 누나들이 플루트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걸 보고 어머니께 악기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대학 시절 서울 명동의 음악감상실에서 첼로곡인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자주 들었던 어머니는 첼로를 제안했다. 차분하고 생각이 많은 아들에게는 화려함보다 깊이가 있는 악기인 첼로가 어울리겠다 싶었다.

얼마 뒤 대학교수인 아버지가 안식년을 맞아 미국에 갈 때 따라간 뒤 그곳에 남아 본격적으로 첼로를 배웠다. 미국에서 악기를 배우는 과정은 한국과 조금 달랐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소리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내가 원하는 소리가 뭘까. 그 소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문득 그런 소리를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럴 땐 연주를 멈추고 기도를 한다. “이 시간 이 공간에 하나님이 개인적으로 저에게 와서 아름다운 소리를 선물해 주신 게 너무 감사했어요.”

그러면서 성경말씀을 인용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마 13:44)

그가 발견한 소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갈 수 있는 천국 같은 것이었다. 지난 8월 11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리사이틀 무대에서 그는 마지막 앙코르곡으로 ‘은혜 아니면’을 연주했다.

주일 예배 때는 종종 특주를 하는데 찬송가 연주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지만, 첼로로 찬양을 할 때는 하나님이 중심을 들여다보고 계실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천 명 관중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그에게도 예배 연주는 항상 부담스럽다.

◇감동을 연주하는 첼리스트=제임스 김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독일의 바흐(1685∼1750)를 꼽았다. 바흐는 다른 곡을 작곡하고 오케스트라 리허설을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주일 예배를 위한 곡을 계속 작곡했다. 마태수난곡, 요한수난곡 등 성경에 있는 내용을 음악으로 표현해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작품 끝에는 ‘Soli Deo Gloria(오직 하나님의 영광)’라는 글을 남겨두었다. 제임스 김은 “바흐는 성경을 음악적 언어로 옮기는 데 힘을 다했다”며 “그의 음악엔 하나님을 향한, 순수하고 정결하고 지치지 않는 열정이 묻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앞에 놓인 커피잔을 만지며 말했다. “악기를 연주하면서 저 스스로 벅차오를 때가 많아요. 이건 분명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이에요. 커피잔에 커피를 계속 따르면 넘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악기를 연주할 때 주님이 주신 감동이 넘치면 어쩔 수 없이 청중들에게도 나눠지게 되는 것이죠.”

그는 악기 연주를 통한 감동을 목회자의 설교와 비교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목회자가 설교를 하기 위해 성경 말씀을 한 자, 한 자 이해해야 성경의 감동을 전할 수 있는 것처럼 연주자도 작곡가의 작품을 한 음, 한 음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 꿈은 ‘무대 위의 사역자’가 되는 것이에요. 설교자가 말을 잘한다고 감동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하나님과 함께한다는 기쁨을 갖고 연주하고 싶어요. 이런 진정성을 담아 첼로를 연주해서 듣는 이들에게 더 큰 하나님의 감동을 주고 싶어요.”

앙코르곡 ‘은혜 아니면’ 영상보기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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