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정란 <7> 늦게 공부 시작했지만 지난해 박사학위 받아

34세에 대학 들어가 회사 경영 공부, 힘들 때마다 기도와 간구로 이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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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안양대 경영행정대학원 박사학위 수여식에서 논문을 지도해준 교수들과 함께한 김정란 권사. 왼쪽부터 김상조 교수, 남편 정용주 안수집사, 김 권사, 최천규 교수.
회사에서 대림대학으로 강의하러 가는 길은 30분 남짓.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다.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꿈과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주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가는 시간이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일이 어떤 이들에겐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벅찬 감동이다.

남편과 열심히 일한 덕분에 회사는 건실하게 성장했다. 사업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전문적으로 경영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때 문득 잊고 있었던 나의 꿈이 떠올랐다. 결혼하고 사업에 몰두하느라 잊고 있었던 배움에 대한 소망. 남편에게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은 적극 지지해 줬다.

마침 사회적으로 경력을 쌓은 사람에게 대학 입학 자격을 주는 특별전형으로 대림대학에 입학했다. ‘93학번 김정란.’ 그때 내 나이 34세였다. 감개무량했다. 공부를 하겠다며 17세에 단돈 100원을 들고 고향을 떠나왔던 지난날의 내 모습이 떠올라, 결석이나 지각 한 번 없이 열심히 공부했다. 내가 받은 장학금은 어려운 학우들을 위해 다시 내놓기도 했다.

졸업 후엔 안양대학교에 편입시험을 봤다. 2명 모집에 75명이 응시했는데 당당히 합격했다. 회사일과 병행해도 공부하는 즐거움으로 힘든 줄 몰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상명대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리고 2006년 졸업과 동시에 모교인 대림대에서 ‘회계학 원리’에 대한 강의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20년 동안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현장 경험을 학교 측에서 높이 샀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강의 요청을 받고 보니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당신은 할 수 있어. 한 번 열심히 해봐”라며 응원해준 남편의 격려에 힘입어 강의 준비에 들어갔다. 고향 후배인 경희대 행정학과 김태영 교수의 자문을 받았고, 하루 6시간 넘도록 공부했다. 그리고 나의 현장 경험을 살려 회계학 원리에 관한 교재를 완성했다. 남들 앞에서 강의나 강연을 해본 적이 없던 나는 백지연 전 아나운서가 하는 스피치 교실을 찾아가 자신감 있게 알고 있는 것을 전달하는 방법도 배웠다.

사람이 스스로 할 일을 다 했다고 해도 하나님의 지혜가 없으면 이룰 수 없는 법. 하나님께 지혜를 간구했다. 혹시 부족한 점은 없는지를 돌아봤다. 빌립보서 4장 6절 말씀이 떠올랐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말씀과 기도로 자신감을 회복한 나는 마침내 학생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었다. 그렇게 모교에서 강의한지도 벌써 10년이 됐다.

학생들을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나는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느꼈다. 기왕 시작했으니 박사과정을 밟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박사과정을 밟은지 5년만인 2015년 2월 10일 안양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나에게 배움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관문이다. 어느 한순간도 그 관문을 쉽게 통과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힘들게 통과하는 그 관문 역시 하나님께서 예비해놓으신 나의 길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더 이상 염려하지 말고 기도와 간구로 잘 이겨내면 된다. 견딤의 결과는 하나님께서 아름다운 열매로 보상해 주신다.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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