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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몰카범 느는데 거꾸로 가는 처벌 규정

4년새 3배 급증·재범률 53%

[기획] 몰카범 느는데 거꾸로 가는 처벌 규정 기사의 사진
서울 강동경찰서는 3일 충북 진천 선수촌수영장의 여성 탈의실에서 ‘몰래 카메라’(몰카)를 찍은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로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A씨(24)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A씨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2010년, 선수촌에서 생활하던 2013년 6월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그는 몰카로 찍은 영상을 지인에게 보여주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몰카’가 갈수록 독해지고 있다. A씨 사례처럼 믿었던 동료가 범인이 되고, 안전할 것 같은 곳이 범행 장소로 변한다. 몰카 범죄는 급증 추세다.

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로 검거된 사람이 2011년 1344명에서 지난해 3961명으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몰래 찍은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가 생기면서 ‘나도 한 번’ 식의 범행이 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다양한 몰카 도구가 나오면서 쉽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몰카 범죄는 재범률이 높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사인 김현아 변호사가 201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지역 법원에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로 선고된 1540건을 분석했더니 두 번 이상 범행을 저지른 경우가 53.83%(829건)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재범률이 높은 원인으로 ‘약한 처벌수위’를 지목한다. 현행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로 걸리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이 내려진다. 하지만 징역형을 선고받는 경우는 극소수다. 여성변호사회가 분석한 1540건 가운데 1심 기준으로 징역형 선고는 5.32%(82건)에 그쳤다.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를 제외하고 벌금형은 71.97%(1109건)나 됐다.

여기에 ‘경미한 몰카범’은 신상정보를 등록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 개정안도 마련됐다. 정부가 발의한 개정안의 주된 내용은 벌금형을 선고받는 경우 신상정보 등록 성범죄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다. 헌재는 지난 3월 성폭력처벌법 중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걸린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일률적으로 등록하는 건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 개정안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헌재 결정 취지는 죄질, 재범 위험성을 고려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를 선별해야 한다는 뜻인데, 개정안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원을 등록대상자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평원의 김보람 변호사는 “처벌 수위가 낮기 때문에 벌금형 안에서도 범죄 형태나 피해 정도가 다양할 수 있다”며 “범죄 기간과 피해감정,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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