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내일을열며

[내일을 열며-최현수] 북핵, 나토식 대응 필요

회원국들이 美 핵탄두 운반수단 제공… 우리도 미국과 핵관련 책임 공유해야

[내일을 열며-최현수] 북핵, 나토식 대응 필요 기사의 사진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로 북한 핵위협이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북핵 대응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핵무장론도 그 중 하나다.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절대무기’ 핵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핵무기다. 독자 핵무장론에서부터 조건부 핵무장, 미국 전술핵 재배치, 핵무장 준비선언 등 다양한 제안이 나오는 이유다. 군도 핵무장을 고려한 적이 있다. 1989년 ‘비둘기계획’으로 명명된 핵무장에 관한 계획이 당시 국방장관에게 서면보고됐다. 1991년 비핵화선언으로 실제 추진되지는 않았다.

현재 핵무장 논의는 활발하지만 현실성은 높지 않다. 전 세계적인 핵 확산 금지 추세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핵무기는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갖고 있지만 사용할 수 없는 무기이기도 하다. 1945년 8월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 폭격에 사용된 뒤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핵전쟁 문턱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사태 당시 미국 법무장관이었던 로버트 케네디는 1968년 대통령 선거용 팸플릿에서 “인간이 그 파괴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가장 무모하고 무지한 짓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가장 무모하고 무지한 짓’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핵무장은 쉽지 않다.

핵무장이 어렵다면 현실적인 대안에 충실해야 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정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2010년 한·미 확장억제정책위원회(현 한·미 억제전략위원회) 출범 뒤 공약에 머물렀던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가 구체화됐다.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앞서 구소련의 핵 공격 가능성에 직면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억제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나토는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미국이 자동 개입하도록 돼 있을 뿐 아니라 50년대부터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전략의 신뢰성 향상과 핵위협 감소를 위한 협의를 지속해 왔다. 소련의 핵무기 증강과 전략에 맞춰, 50∼60년대에는 대량 보복전략 유연반응 전략 등 변화되는 미국의 핵전략이 반영됐다. 70년대 소련 핵군사력이 증강되자 미국과 나토는 이중결정(double-track-decision) 전략을 도입, 소련 핵위협을 상쇄할 수 있도록 미국 퍼싱-Ⅱ 미사일과 지상발사순항미사일(GLCM)을 유럽에 배치하면서 동시에 소련과 중거리미사일 감축협상을 진행했다.

특히 핵기획그룹(Nuclear Planning Group)은 핵무기 배치 및 운용·전략을 미국과 동맹국이 협의하는 기구로 나토 회원국 입장이 온전히 반영된다. 반면 억제전략위원회는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에 핵탄두 운반수단을 제공해 책임을 공유하는 것처럼 한·미 간 핵 관련 책임을 공유할 필요도 있다. 유사시 미국은 핵탄두를 제공하고 나토 회원국은 이중목적전투기(F-16 전투기 사용)를 운반수단으로 제공해 핵사용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 나토는 소련의 핵공격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공군도 F-16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이 핵투발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이중목적전투기로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도입될 F-35도 미국이 동의한다면 핵투발시스템이 탑재돼 스텔스 기능을 가진 이중목적전투기로 쓸 수 있다. 핵 작전 계획수립도 나토처럼 한·미 공동으로 하고 핵 운용 책임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