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축제 사이] <40> 이색 축제 기사의 사진
G밸리 넥타이 마라톤대회. 국민일보DB
전 세계적으로 축제가 주목받게 된 건 도시를 알리는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면서부터다. 그 첫 번째 요건이 지역적 특성이고, 요즘 한국에서 제도적으로 육성하는 관광축제는 지역성을 관광의 편리성으로 잘 포장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그 다음으로 떠오르는 키워드가 이색 축제다. 반드시 지역성을 내포하진 않지만 특이한 이슈로 시선을 끄는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기상천외한 주제의 다양한 축제들이 이미 20년쯤 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색 축제가 쉽게 안착하지 못했다. 그런 요즘 우리나라에도 반가운 이색 축제 소식들이 슬금슬금 들려오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펼쳐진 한강 이색 달리기 축제에선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이 참가 필수품이었다.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을 이용해 한강공원 4㎞를 달리는 축제였는데 스마트폰 속에 예고 없이 등장하는 장애물을 잡는 재미가 있어 참가자들에게 신선한 반응을 일으켰다. 속초의 포켓몬 이슈를 발 빠르게 차용한 것이다. 올해의 성과가 썩 좋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우리의 한강이 재미있어지면 얼마나 기쁜 일인가.

9월 30일 서울 구로 디지털로에서 열렸던 G밸리 넥타이 마라톤대회도 주목할 만하다. 이 축제는 국내 이색 축제의 시초라고 봐도 좋을 만큼 생긴 지는 오래됐다. 매년 가을이면 ‘서울 안 신도시’라고 봐도 좋을 구로 디지털단지의 빌딩 숲 주인공들이 하나둘씩 넥타이를 매고 거리로 나와 아스팔트를 질주한다. 물론 달리는 속도보다 오늘날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의 삶을 유쾌하게 풍자한 일종의 사회적 외침이다. 최근의 이색 축제들이 특이한 아이디어만을 추구하는 가벼움이 특징이라면 앞의 두 축제는 특이함을 넘어 우리나라의 현대적 사회상을 재치 있게 축제로 표현한 매우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축제. 요즘 우리 축제문화가 변하고 있다.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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