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태풍, 자연과 인간의 몫 기사의 사진
우주에서 바라본 태풍. 위키피디아
사회를 이루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에만 계급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바람도 풍속에 따라 계급이 부여되고 이에 따라 존재감과 파괴력이 달라진다. ‘풍력계급’은 1805년 영국 해군제독 보퍼트가 고안하여 사용되다 1947년 현재의 총 13개 등급으로 수정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는 지상 약 6m에서 부는 바람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결정되는데 가장 낮은 단계인 풍력계급 0은 ‘고요’로 풍속이 1.6㎞/h 이하이다. 그에 반해 중간인 풍력계급 6 ‘된바람’은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우산을 펴기 힘든 약 40∼50㎞/h의 풍속을 보이며, 가장 높은 풍력계급12는 모든 것을 삼키는 ‘싹쓸바람’으로 풍속 120㎞/h 이상인 바람에 부여된다.

풍력계급 12에 이르는 바람에는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 그리고 ‘토네이도’로 구성된 4형제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중앙부가 저기압을 이루고 이를 중심으로 강한 회전력을 지니며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들 중 온대지역에서 발생하는 토네이도를 제외한 나머지 3개는 열대 해양에서 발생하는데 규모, 이동거리 그리고 생성 후 소멸되는 시간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여름과 가을에 태평양에서 발생하여 아시아대륙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많은 비를 포함한다. 시간당 평균 40㎞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고 규모에 편차가 있으나 직경이 1500㎞를 넘기도 하며 생애가 수주일에 이른다. 그러나 대서양에서 형성되어 북중미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허리케인은 평균 시속 약 30㎞의 이동속도를 보이고 1주일 정도 후 소멸된다.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폭풍 사이클론은 그 규모에 있어 태풍이나 허리케인보다 작지만 큰 홍수피해를 야기한다. 토네이도는 온대지방에서 기원하는 깔때기 모양의 강력한 회오리바람으로 그 수명이 일반적으로 짧으며 우리나라에선 바다에서 이와 비슷한 ‘용오름’ 현상이 나타난다.

최대풍속 약 180㎞/h의 18호 태풍 차바가 엄청난 피해를 일으켜 남부지방의 고통이 크다. 태풍의 규모와 영향 그리고 이에 따른 피해를 결정짓는 것은 자연의 몫이나 그 고통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함께 치유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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