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뷰-김승욱] 세계경제자유지수가 주는 교훈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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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자유네트워크(EFN)가 발표한 ‘세계경제자유(EFW·Economic Freedom of the World) 2016’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자유도는 7.4점(10점 만점)으로 전 세계 157개국 가운데 42위로 나타났다. 전년도에 비해 0.08점 올랐고, 순위도 45위에서 42위로 약간 상승했다. 이 네트워크에는 캐나다의 프레이저연구소와 미국의 케이토연구소 등 전 세계 91개 연구기관이 참여한다. EFW는 한 국가의 자원 배분이 자발적 교환과 시장제도에 어느 정도 의존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수다. 한국의 경제 규모가 세계 13위이고, 국가경쟁력도 세계 25위권 정도인 것에 비하면 경제자유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1980년도에 47위, 그리고 1990년에 35위였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한국의 경제자유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제자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세계 경쟁 속에서 자유로운 나라들의 경제성취도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인당 국민소득(PPP 기준)이 8만2000달러로 우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진 싱가포르의 경우 경제자유도가 1980년 6위에서 이번에 2위로 올랐다. 이 밖에 스위스나 홍콩 등 자원이 없고, 국내 시장이 좁은 나라들은 높은 경제적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국민들의 창의력을 높이고 그로 인해 높은 경제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자유로운 국가군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1228달러로 다른 국가군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는 것이다. 경제성장률도 자유로운 나라가 덜 자유로운 나라들에 비해 더 높았다. 그리고 극빈층 비율과 빈곤층 비율이 자유로운 국가에서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FN은 장기적인 분석 자료도 제시하는데, 이에 의하면 세계 전체적으로 경제자유도는 지난 30년간 개선되었다. 1985년 이후 자료가 가능한 109개 나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발도상국의 자유도는 1985년의 5.0에서 2014년에 6.7로 크게 개선되었다. 그 결과 지난 30년의 평균 1인당 GDP의 증가율의 경우 개발도상국의 자유도가 크게 개선된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이 고소득국가들에 비해서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

EFN은 경제자유도를 정부 규모 합리성, 재산권 보호, 통화 건전성, 무역 자유, 시장 규제 등 크게 5개 범주로 나누어 점수와 순위를 발표한다. 한국의 순위가 낮아지게 된 이유는 정부 규모 합리성(77위)과 시장 규제(91위) 부문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시장 규제의 경우 금융 규제(42위), 노동 규제(136위), 기업 규제(57위)로 세분돼 발표되는데, 기업 규제도 낮지만 노동 규제의 경우 157개국 가운데 136위로 최하위권이다

노동 부문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은 세계경제포럼(WEF)이나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이 발표하는 국제경쟁력 평가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국제기관들의 발표에 대해 노동계는 “그러한 주관적인 설문조사 등은 신뢰성이 약하다”고 반응한다.

그러나 국제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국제투명성기구(TI)의 부패인지도지수(CPI)와 달리 EFN의 경제자유도지수는 객관적인 요소에 기초해 지수를 작성한다. 157개국의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 지수를 개발하고 점수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2016년 지수는 2014년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그리고 개별 국가가 제출하는 자료보다는 국제기관들에서 부여하는 순위를 활용하며,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경제자유네트워크 소속 기관이 제출하는 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순위 산정 원칙에 천명하고 있다.

국제적인 발표 순위에 좀 더 귀 기울여야 한다. EFN과 마찬가지로 매년 경제자유지수를 발표하는 미국 헤리티지 재단에서도 한국의 노동자유도가 100점 만점에 50.6점으로 세계 최하위로 나타났었다. 그러한 자료들의 신빙성만을 문제삼으면서 변명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멘슈어 올슨은 사회가 안정적인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이익집단의 수가 늘고, 바로 그것이 한 나라의 경제성장을 저해한다고 했다. 한국사회도 이제 혼란기를 지나고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각종 이익집단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이익집단들이 국가의 경쟁력을 깎아내리지 못하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이 칼럼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와 함께합니다.

글=김승욱(중앙대 교수·경제학부), 삽화=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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