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정태] 선거사범 공소시효 논란 기사의 사진
공소시효란 범죄행위 종료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가 형벌권이 소멸되는 제도다. 범죄 후 장기간의 시간 경과에 따라 형성된 사실관계를 존중해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 범인이 도피생활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 등을 감안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극악무도한 범죄가 발생하면 공소시효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곤 한다. 미궁에 빠져 2006년 1∼4월 시효가 만료된 ‘이형호군 유괴 살인사건’ ‘대구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화성 연쇄살인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여론이 들끓으면서 2007년 살인죄 공소시효는 15년에서 25년으로 늘어났다. 이마저도 폐지된 건 지난해 7월. 법정최고형이 사형에 해당하는 살인죄 공소시효를 없애는 일명 ‘태완이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1999년 대구에서 황산테러를 당해 숨진 김태완(당시 6세)군 어머니의 한 맺힌 절규가 법 개정을 이뤄냈다. 앞서 2011년에는 영화 ‘도가니’ 영향으로 13세 미만 아동이나 장애인 성폭행 범죄가 공소시효 적용에서 배제됐다.

우리나라에서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 기간은 범죄 경중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징역·금고형은 5년 이상이다. 구류·과료 등에 해당하는 경미한 범죄 경우에만 1년이다. 그런데 선거사범은 이보다 훨씬 짧다. 공직선거법에 따로 시효 규정을 둬 선거일 후 6개월만 지나면 처벌할 수 없다. 선거결과에 대한 논란을 빨리 해소해 국회의원 의정활동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불법 선거운동으로 민의를 왜곡한 범죄는 경범죄보다 중하다. 게다가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해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 독일 일본 등도 별도의 시효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정치인을 위한 ‘특권적’ 공소시효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20대 총선 선거사범 공소시효는 13일 자정 만료된다. 이후에는 죄가 드러나도 면죄부를 받는다. 공소시효를 최소 1년으로 연장하되 재판을 더욱 신속히 진행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데 국회는 들은 척도 안 한다.

글=박정태 논설위원, 삽화=전진이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