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사회적 착시와 거짓정보 기사의 사진
얼룩말의 줄무늬. 위키피디아
사물이나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생각함을 이르는 말 ‘착각’은 우리 일상에서 다반사로 벌어진다. 이 가운데 눈으로 확인한 사물의 정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실제와 다르게 해석되는 착시현상은 뇌의 착각이다. 오름과 내리막이 보이는 것과 반대인 도깨비도로나 선풍기 날개가 회전방향과 달리 거꾸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착시현상이다. 실제와 반대로 회전하는 것처럼 인지되는 착시현상을 ‘마차바퀴 효과’라 하는데 이 말은 바퀴살이 달린 마차바퀴가 실제 회전과 다르게 도는 것처럼 보이는 데서 유래됐다. 바퀴는 실제보다 느리게 또는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는 시각적 인지와 실제 속도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시계방향으로 도는 4개의 직각 바퀴살을 지닌 바퀴를 예를 들면 우리 눈이 변화를 인식하는 최소감응시간 동안 9시 위치의 바퀴살이 11시30분의 위치로 이동하면 바퀴가 거꾸로, 12시30분 위치에 있다면 느린 것으로 뇌는 착각한다.

얼룩말이 지닌 흑백 줄무늬 역시 착시현상을 유발한다. 얼룩말 무리의 움직임을 과학적 기법으로 분석하면 동작신호가 ‘거짓정보’로 넘쳐나는 것이 드러난다. 이는 얼룩말 줄무늬가 관찰자에게 마차바퀴 효과와 ‘이발소 회전간판 착시’(barberpole illusion·가로로 회전하지만 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허위정보를 양산하는 착시는 얼룩말의 몸에 해충의 착지를 어렵게 하고 사자들의 정확한 사냥 시점 포착을 방해한다.

사회 문제점을 실제와 다르게 인식하는 ‘사회적 착시’ 현상이 빈번해지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여러 구성원의 무리로 이루어진 사회에서의 착시 역시 거짓정보를 양산해 올바른 판단을 흐리게 하고 결국에는 갈등을 유발시킨다. 국감을 통해 표출된 중요한 사회적, 국가적 쟁점사안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소모적 논쟁으로 표류하는 이유이다. 우리 사회에 있어 뇌에 해당하는 행정, 입법, 사법부의 기능이 오작동하는 한 사회적 착시를 바로잡기는 어렵다.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반적 착시와 달리 사회적 착시는 평범한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래서인가 가을의 한 구석은 늘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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