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유라 특혜’ 의혹이 확산일로다. 학교 측은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 딸 정유라(20)씨의 입학·학사관리에 특혜는 없었다고 못 박았다. 다만 일부 과목의 학사관리가 ‘부실’했던 점은 인정했다. ‘특혜’는 아니었지만 ‘부실’하기는 했다는 것이다.

교수들과 학생들은 “예상대로였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학교 측 해명이 활활 타오르는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학사관리 부분에서 문제점을 인정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정씨가 소속돼 있는 체육과학부의 한 교수는 18일 “정씨 특혜 논란에서 학교 책임은 없고 교수 개인에게 화살을 돌리겠다는 얘기”라며 “학교 측의 이런 태도는 ‘꼬리자르기식’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학교 측은 지난 17일 비공개 간담회 자리에서 ‘입시는 엄정히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입학처 등 학교 본부가 책임지는 ‘입학 특혜’ 관련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대신 일부 교과목에서 학사관리가 부실했다고 말했다. 학사관리는 담당교수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학교 측 해명이 부실했다고 판단한 교수협의회는 예정대로 19일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화여대 개교 이래 교수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후 교수협의회는 본관 앞에서 20일부터 릴레이 교수 1인 시위를 벌이며 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첫 시위자는 영문학과 강태경 교수로 정해졌다.

교수협의회가 꾸린 진상조사위원회는 특혜 논란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교수협의회 김혜숙 공동회장은 “학교 측이 마련한 간담회가 형식적 수준에 그쳤다”며 “한 학생(정씨)에게 입시·학사관리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정유라씨 관련 특혜 의혹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학교 측은 17일 간담회에서 정씨에 대한 특혜 논란이 불거졌던 의류학과의 ‘글로벌 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 중국 현지 수업에 대해 ‘작품’이 주요 평가 대상이 아닌 ‘현지 체험’ 여부가 중요한 수업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 수업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참여 학생들의 단체 카카오톡방에는 사전·사후평가 과제의 마감시한을 엄수하라는 공지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이 정씨에 대한 학점 특혜를 숨기기 위해 사실과 다른 해명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화여대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공과목인 ‘글로벌체육봉사’와 ‘퍼스널트레이닝’ 수업도 각각 C+학점과 C학점을 인정받았다. 두 과목 모두 출석인정 및 성적 부여 근거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퍼스널트레이닝을 강의한 서호정 교수는 “학교 측에 소명 가능한 모든 자료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글로벌체육봉사 담당교수였던 강지은 교수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