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축제 사이] <42> 반려견 축제 기사의 사진
서울 양천구 반려견 축제
“어머니∼ 애기 끝났습니다∼!”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엄마들은 부스로 뛰어간다. 부스 안에는 방금 발톱 손질을 끝낸 강아지들이 애타게 엄마를 찾고 있다. 옆 부스에서는 소시지, 비타민 비스킷 등이 골고루 담긴 애완견 특별간식이 무료 제공됐는데 엄마들의 줄서기가 웬만한 지역 콘서트장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 15일 서울 양천구에서 열린 반려견 문화축제 모습이다.

양천구는 지난해부터 반려견 축제를 개최해 왔는데 올해 유독 주목을 받는 건 인터넷으로 퍼진 귀여운 핑크지도 때문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양천구가 강아지 모양을 닮았다는 것이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로 발상이 귀엽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예쁜 꼬까옷을 입은 강아지부터 넘치는 관심 덕에 긴장감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강아지들까지 양천공원은 그야말로 아빠 미소가 폭발하는 듯했다. 양천공원의 일부만 축제장으로 활용하고 무대설비나 인기가수 초청도 최소화하는 등 운영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살뜰함이 돋보였다.

지도 모양으로 축제를 열어 성공한 사례는 해외에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페루의 태양제다. 태양제는 잉카 제국부터 전해 내려온 대표적 민속축제로 남미에서도 손꼽힐 만큼 규모와 역사 면에서 잘 알려진 축제다. 잉카 제국 수도였던 쿠스코에서 개최되는데 재미있게도 쿠스코가 지도상으로 표범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축제 장소는 표범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사크사이와만(Saqsaywaman)이어서 미스터리하기로 유명한 잉카 제국의 심오한 문명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층 더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양천구는 탁월한 콘텐츠 발굴 능력 덕분에 앞으로도 걱정 없을 것 같다. 강아지가 콘텐츠이고 엄마아빠가 열성 관객인데 무엇이 더 필요할까. 내년에는 반려견들이 웃는 양천구로 가보자. 웃어본 지 오래된 사람일수록 강추다.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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