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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의 미르·K스포츠재단 인식 국민과 너무 다르다

“최순실 관련 의혹들 검찰 수사로 규명돼야… 더 이상 방치하면 정상적인 국정 운영 어려울 수도”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의혹이 불거져 있다. 이 정권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와 관련된 것들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개입설과 최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은 구문이 된 지 오래다. 대기업 돈이 K스포츠재단을 거쳐 최씨 모녀 회사로 유입된 정황에 이어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최씨가 손댔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2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취지와 목적 등을 설명하는데 모두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은 민간이 앞장서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위해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 두 재단의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재단의 사업을 길게 소개하고 칭찬했다. 재단들이 퇴임 후를 대비해 만들어졌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대통령은 “이처럼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재단과 최씨를 둘러싸고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은 당황스럽다. 이번 일을 바라보는 국민 시각과도 동떨어져 있다. 사건은 최씨가 두 재단 설립에 막후에서 관여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수백억원대 재단 기금을 최씨가 사적으로 유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최씨가 한국과 독일에 세운 정체불명의 회사가 K스포츠재단에 관여한 정황 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실이라면 횡령과 배임 혐의가 적용되는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 정씨의 이대 입학 과정과 학사관리에서의 특혜 의혹 또한 총장 사퇴에도 불구하고 규명돼야 할 엄중 사안이다.

이미 야당은 권력형 비리의혹 사건이라는 판단에 따라 ‘최순실 게이트’로 규정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의혹 차원을 넘어 팩트(사실)에 근거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더 이상 정권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재단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키며 각종 의혹을 도를 넘어선 공격으로 간주해 버렸다. 박 대통령이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재단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애정’이 확인된 이상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가뜩이나 검찰은 두 재단 고발 사건을 형사부에 맡겨 수사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은 검찰로 하여금 성역 없는 수사를 하라고 직접 지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최순실 의혹’이 눈덩이처럼 확대 재생산돼서는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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