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침묵 깨고 반박… 의혹 해소엔 역부족 기사의 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에 대해 “어느 누구라도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한 달 넘게 최대 이슈로 불거져온 미르·K스포츠재단 문제에 대해 침묵을 깨고 20일 입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두 재단 설립의 당위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자신의 퇴임 후를 대비한 재단이 아니냐는 야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불법행위가 있다면 누구라도 처벌받을 것이라는 대통령 언급은 최순실씨를 지목한 것”이라며 “개인 비리가 있다면 반드시 검찰 수사를 통해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앞으로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며 이 문제를 거론했다. 16분 모두발언 중 절반 이상을 이들 재단의 설립 배경과 성격 등을 세세하게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이런 의미 있는 사업에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공격성 논란이 이어진다면 문화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며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고 한류문화 확산과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신과 재단을 연관지어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기만 하다” “머물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 어떤 사심도 없다”며 다소 격정적으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재단 설립 배경과 과정 등을 세세하게 설명한 것은 이들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끊임없이 확산되고 지지율까지 급락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재단 관련 의혹이 최순실씨와 딸 등 특정인과 관련된 비리·특혜 의혹으로 확산된데 이어 자금 유용 시도 등 의혹까지 제기되자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두 재단의 성격에 대해 “문화체육 분야를 집중 지원함으로써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을 창출하고자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공감대를 형성할 때까지 기업인들과 소통하면서 논의 과정을 거쳤다”며 지난해 2월과 7월 기업인들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많은 재단들이 기업 후원으로 이런 사회적 역할을 해 왔는데 전경련이 나서고 기업들이 동의해준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제가 알고 있는 재단 설립의 경과”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K타워 프로젝트, 코리아에이드, 태권도 공연 등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재단들은 당초 취지에 맞게 해외 순방에 참여하면서 활동을 시작했고, 소위 ‘코리아 프리미엄’을 전 세계에 퍼뜨리는 성과도 거뒀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의 적극 설명에도 관련 논란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엄정한 처벌을 강조했지만 광범위하게 제기된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역부족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만시지탄”이라며 “이제라도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밝혔으니 철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은 “대통령의 발언은 낯 뜨거운 자화자찬과 도둑이 제 발 저린 식의 해명으로 국민들에게 찬물만 끼얹었다”고 혹평했다.

남혁상 권지혜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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