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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찌든 20대 ‘나홀로 파산’

전 연령층 개인워크아웃 신청 줄어드는데…

빚에 찌든 20대 ‘나홀로 파산’ 기사의 사진
올해 27세인 A씨는 6년 전 ‘전화 한 통화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빌려준다’는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전화를 걸었다. 정말 통장에 수십만원이 입금됐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이를 갚은 A씨는 이후 용돈이 아쉬울 때마다 대부업체에 전화를 했다. 대부업체는 A씨가 제때 갚지 못할 때면 “이자까지 포함해 더 많은 돈을 빌려주겠다”고 했다.

수십만원이던 빚은 금세 100만원을 넘었다. 하루만 늦어도 문자메시지와 전화가 왔다. 이자마저 밀리니 이자에 이자가 붙었다. 신용등급이 낮아지고 연체 기록까지 생겼다. 이자는 더 높아졌다. 시뻘겋게 선이 그어진 독촉장이 날아왔다. 이어 압류경고장이 배달됐다. 대부업체에선 실제로 A씨의 은행 통장을 압류했다.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대출업체가 먼저 빼갔다.

취업도 어려워졌다. 간신히 취업을 해도 급여를 현금으로 줄 수 없는지 회사에 양해를 구해야 했다. 이유를 묻는 회사에 개인사를 구구절절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해해주는 회사도 있었지만 결국 회사를 나와야 할 때도 있었다. 대부업체에서 빌린 원금은 250만원이었지만 갚아야 할 돈은 800만원으로 늘어났다. 결국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 어머니는 빚을 줄일 방법을 찾기 위해 지자체의 금융상담 창구를 찾았다.

빚 부담이 청년들에게 갈수록 집중되는 양상이다. 신용회복위원회가 21일 발표한 ‘2016년도 3분기 신용회복 지원 실적’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줄었는데 20대만 홀로 늘었다.

20대 워크아웃 신청자는 지난 2분기 2099명에서 2283명으로 8.8% 늘었다. 전체 개인워크아웃 신청자가 전 분기의 1만9383명에서 1만9047명으로 1.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30대와 40대는 나란히 2.3%씩 줄었다. 50대 신청자는 5.1%, 60대 이상 신청자는 7.6%나 감소했다.

20대 빚꾸러기가 느는 추세는 매년 계속되고 있다. “빚이 너무 많아 갚을 수 없다”며 워크아웃을 신청한 20대는 2013년 6098명을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 6671명, 지난해 8023명으로 매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단 한 차례 감소도 없는 연령대는 20대가 유일하다. 신복위 관계자는 “취업난으로 꾸준한 소득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20대가 급한 돈을 고금리로 빌리다보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빚에 쪼들리는 청년들 규모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지난달 대법원에서 내놓은 개인파산·회생 사건 현황에 따르면 올해 지난 6월까지 들어온 개인회생 신청 4만7223건 가운데 20대 신청이 4927건으로 전체의 10.43%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이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체 대출자 중 20대 비중은 12.5%에 달했다. 우리 사회에서 빚에 쪼들리는 이들 중 10분의 1 이상이 20대인 셈이다.

머릿수는 많지만 20대가 지는 빚은 대개 소규모다. 한은 자료에서 20대가 대출한 금액은 가계부채의 3.8%에 불과했다. 대부분 학자금이나 용돈으로 쓴 소액 대출이란 의미다. 지난해 대학교육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은 꾸준히 늘어 2010년 52만명에서 2013년 55만8000명으로 불었다.

적은 돈으로 시작된 ‘빚의 고리’는 청년들을 나쁜 일자리로 내몬다. 지난해 취업 포털 사람인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대졸자 1210명 중 84.2%가 대출 빚이 취업에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특히 빠른 취직을 위해 ‘묻지마’ 지원을 했다고 말한 응답자는 절반(57.2%)이 넘었다. 한국장학재단과 국세청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자 10명 중 7명은 취업 후에도 소득이 적어 원금도 갚지 못한다.

청년실업률은 한 달이 멀다하고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청년층 채무를 악화시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20대 실업률은 9.4%에 이르렀다. 2000년 이후 같은 달 실업률로는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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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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