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태민은 사이비 ‘영세계’ 교주… ‘목사’ 아닌 ‘칙사’ 자처

본보, 1973년 대전지역 집회 홍보한 신문광고 입수

[단독] 최태민은 사이비 ‘영세계’ 교주… ‘목사’ 아닌 ‘칙사’ 자처 기사의 사진
1975년 7월 16일 개최된 대한구국십자군 화랑 수련회에서 당시 총재였던 최태민씨가 연설하는 모습. 대한뉴스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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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의 부친 최태민(1994년 사망)씨가 사이비 혼합종교의 교주였음을 입증하는 문건이 나왔다. 1970년대 초 최씨는 이른바 ‘영세계(靈世界) 교리’를 전하는 ‘칙사(勅使)’로 활동했으며 이를 신문광고를 통해 알렸다. 국민일보는 26일 관련 문건을 월간 현대종교로부터 입수했다.

칙사 최태민이 말하는 영세계 교리란 불교에서의 깨침과 기독교에서의 성령강림, 천도교에서의 인내천을 조화시킨 영혼합일법이었다. 칙사의 사전적 의미가 ‘임금의 명령을 전달하는 사신’이라는 점에서 최씨는 ‘영세계 교리’를 전하는 메신저로서 자신을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건은 1973년 5월 13일자 대전일보 4면에 소개된 ‘영세계(靈世界)에서 알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299자(숫자 포함)짜리 광고다. 광고는 “영세계 주인이신 조물주께서 보내신 칙사님이 이 고장에 오시어 수천년간 이루지 못하며 바라고 바라든 불교에서의 깨침과 기독교에서의 성령강림, 천도교에서의 인내천 이 모두를 조물주께서 주신 조화로서 즉각 실천시킨다 하오니 모두 참석하시와 칙사님의 조화를 직접 보시라 합니다”라고 돼 있다. 광고는 영세계 교리를 소개하기 위해 대전에서 열리는 집회의 안내문으로, 직사각형 쪽광고 형태를 띠고 있다. 칙사란 표현은 세 차례 등장한다.

광고문은 이어 날짜와 시간, 장소를 공지했다. 집회 일시는 광고 당일인 5월 13일 오후 4시였으며, 장소는 대전시 대흥동 현대예식장이었다. 집회 참가 대상으로 ‘모든 종교 지도자’를 들고 “영세계 법칙을 전수받아 만인에게 참된 공헌을 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광고에는 또 “난치의 병으로 고통 받으시는 분께 현대의학으로 해결치 못하여 고통을 당하고 계시는 난치병자와 모든 재난에서 고민하시는 분은 즉시 오시어 상의하시라”는 말도 덧붙였다. 사이비 종교집단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광고 말미엔 칙사가 거처하던 장소를 명기했다. ‘칙사님의 임시숙소’는 ‘대전시 대사동 케이블카 200m 지점 감나무 집’이었다. 임시 거처에 머물며 상담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광고 문구는 당시 중앙정보부가 작성한 최태민 수사보고서와도 일치한다. 수사보고서에서 최태민은 서울과 대전 일대에서 난치병을 치료한다는 등 사이비 종교 행각을 벌였고, 불교 기독교 천도교를 종합했다는 교리를 내세웠다. 이름도 ‘방민’이란 가명을 쓰면서 ‘원자경’ ‘칙사’ ‘태자마마’란 호칭을 자처했다 한다. 광고문은 이 보고서 내용과 일치한다.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최씨가 천주교 불교 기독교를 결합한 종교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69년쯤이다. 그는 이 해 초 천주교 중림성당에서 영세를 받았고 71년 10월 서울 영등포구 방화동 호국사에서 세 종교를 복합해 창업한 ‘영세계 교리’인 영혼합일법을 주장했다. 방민이란 이름으로 독경 및 안찰기도도 했다고 한다. 국정 농단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최순실씨가 부친 최태민씨의 이와 같은 사이비종교성을 물려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현대종교 이사장) 교수는 “최태민은 혼합종교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큰 영애 시절 접촉한 이후 구국선교단 활동을 위해 ‘기독교 목사’라는 위장 보호막을 둘러썼다”며 “정치권이나 언론, 한국교회는 더 이상 최씨를 목사로 불러선 안 되며 속아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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