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 트럼프 벌써 선거 포기?… 유세 대신 사업체 홍보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들어선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개장식에 가족과 함께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 트럼프, 아내 멜라니아, 장녀 이방카. 왼쪽 아래 사진은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새겨진 트럼프를 상징하는 별이 훼손돼 있는 모습.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새벽 누군가 대형 망치로 별 속의 트럼프 이름과 조각상을 파손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최근 일정은 플로리다,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등 격전지 위주로 짜여 있다.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뒤지는 판세를 역전시키려면 막판 뒤집기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자신의 사업장을 찾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주변에서는 트럼프가 벌써 선거를 포기하고 자기 사업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는 26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을 방문했다. 유서 깊은 우체국 건물에서 초호화 숙박시설로 변신한 트럼프 호텔은 지난달 개장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날이 정식 오픈이라며 테이프 커팅 행사를 가졌다. 부인 멜라니아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장녀 이방카, 차녀 티파니도 행사에 참가했다.

트럼프 호텔은 개장 직후 상당히 화제가 됐지만 ‘트럼프 역풍’에 인기가 시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는 “워싱턴DC 사람들이 밤마다 모이는 명소가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행사에서 짧은 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주요 방송사는 트럼프가 호텔을 홍보하기 위해 유세 일정을 잡은 의도가 짙다며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전날에는 플로리다 유세 중 마이애미에 있는 자신의 골프리조트 ‘트럼프 내셔널 클럽’을 찾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예정에 없던 방문이었다. 트럼프는 동행한 20여명의 기자 앞에 직원을 모아놓고 “트럼프와 일하는 게 어떤지 누가 한마디 해볼래요”라고 말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자신의 사업장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선거를 포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대선 때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도왔던 선거전략가 케빈 매든은 “트럼프가 당선될 것으로 믿는 지지자에게 최악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도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적어지자 ‘트럼프 브랜드’ 홍보로 방향을 바꿨다고 꼬집었다.

이날 발표된 AP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의 지지율은 51%, 트럼프의 지지율은 37%로 격차는 14%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트럼프는 “정부도 사업체처럼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호텔 개장 행사는 예산 절감, 골프장 일정은 일자리 창출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서는 ‘트럼프 명패’가 곡괭이로 산산조각이 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예 웹진 데드라인 할리우드는 “트럼프 명패를 훼손한 사람은 제이미 오티스라는 남성”이라며 “그는 트럼프가 성추행한 여성 11명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부서진 명패를 경매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