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처 콘서트’로 인기몰이 피아니스트 조재혁,  이번엔 정통 클래식으로 대중화 도전 기사의 사진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연주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곽경근 선임기자
피아니스트 조재혁(46)은 요즘 국내 클래식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연주자 중 한 명이다. 전국 공연장마다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아우르는 그의 ‘렉처 콘서트’를 앞다퉈 초청하고 있다.

그가 라이브 연주에 해설을 곁들인 렉처 콘서트의 아이콘이 된 것은 2011년 KBS 클래식 FM ‘장일범의 가정음악’ 수요일 코너인 ‘조재혁의 위드 피아노’를 시작하면서부터. 작은 음악회에서 그가 해설하는 모습을 인상깊게 본 음악평론가 겸 방송인 장일범의 출연 제안이 계기가 됐다. 스페인 마리아 카날스 콩쿠르 1위를 차지한 그는 뛰어난 연주실력은 물론 유려한 해설로 금세 청취자를 사로잡았다. 지난해부터는 서울 스트라디움과 수원 SK아트리움에서 기획한 렉처 콘서트 시리즈의 호스트도 맡았다. 연간 공연이 평균 50∼60회, 많을 땐 80회나 됐다.

그가 11월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친한 음악 동료들과 실내악 콘서트 ‘조재혁의 위드 프렌즈’를 개최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첼리스트 송영훈,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등 국내 정상급 솔리스트들과 함께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라흐마니노프의 ‘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1·2번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25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위드 피아노’를 의식해 ‘위드 프렌즈’란 타이틀을 달긴 했지만 렉처 콘서트가 아닌 정통 클래식 무대”라며 “피아노를 정말 좋아하지만 독주만 하다보면 좀 지겨울 때가 있다. 하지만 친한 동료들과 함께 연주하는 실내악은 언제나 즐겁다”고 말했다.

원래 이번 콘서트에는 절친한 후배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가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권혁주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면서 이경선으로 교체됐다. 그는 “혁주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친구들과 즐겁게 연주하고 싶었던 공연이니만큼 취소를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예정대로 치르되 혁주를 추모하는 마음을 담기로 했다”고 밝혔다.

렉처 콘서트 덕분에 많은 팬이 생겼지만 그는 독주, 실내악, 협연 등의 무대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최근 베를린에서 첫 스튜디오 녹음도 마쳤다. 그는 클래식의 대중화는 무분별한 크로스오버 같은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클래식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풀어줌으로써 팬들이 음악을 찾아 듣는 선순환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조재혁의 위드 프렌즈’는 이런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그의 새로운 도구인 셈이다. 그는 “대중이야말로 클래식이 살아남도록 만드는 소중한 존재다. 연주자들이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그는 오르가니스트로서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미국 유학 시절 부전공으로 파이프오르간을 공부하고 틈틈이 연주했던 그는 오는 12월 세종문화회관 제야음악회에 이어 내년 12월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글=장지영 기자, 사진=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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