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 되살아난 이메일게이트… ‘미국판 브렉시트’ 꿈꾸는 트럼프 기사의 사진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유세에서 가수 제니퍼 로페즈(왼쪽), 마크 앤서니와 함께 손을 들어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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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8일밖에 남지 않았다.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방수사국(FBI)의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라는 막판 변수가 튀어나왔다. 언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관련 나쁜 뉴스가 잠잠해진 가운데 클린턴의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무난한 압승을 기대하던 클린턴의 바람은 FBI 때문에 차질을 빚게 됐다.

30일 미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46%, 트럼프는 45%의 지지율을 기록해 둘 사이 격차가 1% 포인트에 불과했다. 트럼프가 맹추격한 것이다. 최근 트럼프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공화당 지지층이 결집한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투표 안 해도 이긴다”며 방심하는 모양새다. 이번 조사에는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이슈가 반영됐다. 응답자의 3분의 1은 FBI 재수사 때문에 클린턴을 지지하는 마음이 약해졌다고 답했다. 남은 기간 이메일 스캔들 역풍이 커지면 클린턴의 승기가 날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1% 포인트로 격차가 줄어든 여론조사 한 건이 전체 판세를 온전히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정치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한 결과로는 클린턴이 트럼프를 4.3% 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선거인단 확보 상황을 보면 부동층이 늘기는 했지만 클린턴이 압도적 우위에 있다. RCP에 따르면 클린턴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당선권(270명)에 18명 모자란 252명이다. 트럼프는 126명에 불과하다. 클린턴은 경합지역 선거인단(부동층)이 160명으로 2주 전보다 50명 가까이 늘었다. 트럼프가 당선되려면 경합지역을 모조리 석권해야 한다.

CNN의 27일 기준 분석으로는 클린턴은 이미 272명을 확보해 트럼프(179명)가 경합지역 87명을 쓸어가도 역전이 어렵다.

29일까지 미 전역에서 1900만명이 조기투표를 실시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유권자의 20%가 이미 투표를 끝냈다는 얘기다. 대선 전까지 34∼40%가 조기투표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 안팎이던 2008년과 2012년 대선 때에 비해 높은 수치다.

지난 대선 때 높은 조기투표율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듯 이번에도 클린턴에게 희소식이라는 분석이 많다.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2주간 조기투표자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클린턴이 15% 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이메일 스캔들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불기소를 권고했던 FBI가 28일 재수사하겠다고 발표했다. 클린턴 최측근 후마 에버딘의 전 남편 앤서니 위너의 ‘섹스팅’(휴대전화로 음란문자·사진을 주고받는 것) 사건을 FBI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메일이 발견됐다. 클린턴으로선 꺼진 줄 알았던 불씨가 되살아난 셈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탕평 인사’로 발탁했던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재수사를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난을 받던 코미가 부담을 털고 가려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이 난 트럼프는 “FBI가 재수사를 결정한 것은 워터게이트보다 큰 뉴스로, 끔찍한 범죄가 있다는 얘기”라고 반겼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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