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고령사회 대비 위해 지방중핵도시 육성하고 수도권 인구집중 막아야”

日 인구구조변화 분석한 마스다 히로야 일본창성회의 좌장

[인人터뷰]  “고령사회 대비 위해 지방중핵도시 육성하고 수도권 인구집중 막아야” 기사의 사진
마스다 히로야 일본창성회의 좌장은 인구급감 시대를 눈앞에 두고 누구보다도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을 분명히 갖고 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제제기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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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고령인구비율은 일본이 26.7%(지난해 10월 기준)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한국은 13.1%로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음을 감안하면 초고령사회 일본의 문제는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고민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일본의 인구구조 변화를 수도권 집중이라는 사회적 인구이동과 연계해 분석을 시도한 일본창성회의(日本創成會議)의 최근 문제제기도 큰 관심거리다. 이에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64) 일본창성회의 좌장을 만나 인구변동과 수도권 집중과 관련한 일본의 위기 상황과 대안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도쿄 마루노우치 소재 노무라총합연구소에서 지난 27일 오후 이뤄졌다.

‘민·관’은 한국사회 용어다. 같은 말을 일본에서는 ‘관·민’이라고 쓴다. 그만큼 일본사회는 아직 관 우위적이다. 이러한 특성상 일본의 민간단체가 자발적으로 거대의제를 제시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실제로 일본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민간단체는 일본창성회의가 유일한 듯하다.

-일본창성회의에서는 지금까지 어떤 논의가 있었나.

“에너지, 고령화 개호 문제 등 일본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특히 ‘인구감소문제검토분과회’에서는 2014년 ‘소멸 가능성 있는 896곳의 리스트’를 발표했다. 2010년 인구센서스의 최종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막연하게 말로만 듣던 지역소멸 문제가 구체적으로 지적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소멸 가능성의 기준은 뭔가.

“인구문제는 흔히 출생률만을 따지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젊은 가임여성(20∼39세)의 인구동향이다. 가임여성인구가 2010년에서 2040년까지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지자체를 리스트로 뽑은 것이다. 이는 전체 지자체 1799곳 중 49.8%나 되는데 그 가운데서도 523곳은 총인구가 1만명 이하의 지자체로서 훨씬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소멸론’이 2015년에 ‘도쿄소멸론’으로 이어진 듯하다. 이 둘은 어떻게 연계되나.

“도쿄 문제는 ‘일본창성회의 수도권문제검토분과회’에서 다뤘다. 주로 두 가지 흐름에 주목했다. 우선 저출산·고령화 여파와 함께 지방인구가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거대도시로 쏠리는 인구의 사회적 이동이 지방소멸을 부추겼다는 점이다. 다음으론 오래 전부터 인구가 집중한 중앙·거대도시는 대규모의 급격한 고령화가 작용한다는 점이다. 도쿄도의 경우 2015∼2025년 75세 이상 인구는 175만명이 늘어날 전망이다. 당연히 고령자 의료·개호시설 부족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지방소멸의 흐름이 도쿄소멸 메커니즘으로 작동된다는 얘기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은 뭔가.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권에서 지방으로 유턴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다. 삶의 거점을 옮기기란 쉽지 않지만 ‘시험적 이주’를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지방의 빈집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는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제지원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 일부 지방 지자체들의 소멸 현상은 막을 수 없음을 감안해 선택과 집중식 지원을 통해 중간형의 거점도시를 구축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대도시 인구집중 문제는 어제오늘 벌어진 문제가 아니라서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나라나 고도성장과 더불어 대도시 인구집중은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일본의 경우 1990년대 버블붕괴와 더불어 대도시 인구집중이 조금 주춤하기도 했다가 최근 몇 년 새 다시 추세가 급진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활용계획 차원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본다.”

-집적이 다시 집적을 낳고, 일자리 부족 문제와 맞물리면서 일자리를 찾아 인구가 몰리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국토계획은 어떤 방식이 있나.

“대도시로 몰려온 젊은이들의 경우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 긴 통근시간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리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앞서 말한 중규모의 지방중핵도시 육성이 그 해법이 될 것이다. 지방중핵도시는 매력 있는 고용 기회가 전제돼야 한다. 중고년층에겐 유턴의 기회를 제공해 재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젊은층에겐 교육과 고용 기회를 함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인구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즉 출산율을 높이는 직접적인 유인책이 필요할 텐데.

“맞다. 그래서 우리는 ‘연수입 500만엔 모델’을 주장하고 있다. 젊은층 사이에 연애, 결혼, 임신, 육아 등을 기피하는 풍조가 만연돼 있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경제적인 문제, 즉 적정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500만엔 모델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있나.

“부부 합산 연소득 500만엔, 당연히 쉽지 않은 목표다. 하지만 그 정도로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출산율을 1.8% 수준까지 올리겠다는 일본정부의 목표는 달성될 수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인상을 비롯해 비정규직 차별 금지, 즉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관철하려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최저임금은 이전보다 오름세를 보이는 등 정부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적정 소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비슷한 문제가 장시간 노동에도 있을 텐데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지방에서 올라온 젊은층의 경우 도심에 주거지를 마련하기 어렵다보니 출퇴근시간이 길다. 여기에 만성적인 장시간 노동이 겹쳐지면 가정을 꾸리거나, 있는 가정조차 돌볼 여유가 없어질 것이다. 장시간 노동의 경우는 감독 당국이 규제를 실질적으로 강화해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창성회의의 문제인식이나 대안 주장이 민간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실천되는 데는 애로가 있을 텐데 문제는 없나.

“민간단체로서 한계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 쉽게 제기하기 어려운 이슈를 자유롭게 거론함으로써 정부와 사회에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는 한계보다 역할과 의미가 더 컸던 것으로 생각한다. 또 내가 과거 총무대신을 역임하기도 해서 비교적 대정부 소통이 원활한 편이다.”



사실 일본창성회의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제기는 현재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일본재흥전략의 내용에 적잖이 반영돼 있다. 요즈음 아베 총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기업들이 더 많은 인건비 부담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아직 섣부르나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것이 ‘2016 일본재흥전략’에서 명목 GDP 600조엔을 향한 성장전략이다.

마찬가지로 도쿄소멸 사태를 피해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전제에 대해서도 묻자, 마스다 좌장은 한마디로 “정부가 어떠한 태도로 이 문제군(群)을 대하느냐에 달렸다”고 대답한다. 도쿄소멸까지 이른다면 사실상 일본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지 이 문제만큼은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그의 ‘지방소멸-도쿄소멸 경고’와 관련해 한국사회에 대한 조언을 구해 보았다. 그는 세 가지를 주문했다. 첫째, 한국사회는 아직 일본보다 고령인구비율은 낮지만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변화 또한 급격하게 올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위기의식을 더욱 강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둘째, “문제가 벌어지면 해결하는 데는 시간이 적잖이 걸린다는 점 명심해야 한다”, 즉 길게 보고 접근하라는 의미다. 셋째, “국토활용계획을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서 그의 지론인 수도권 집중문제 해소 없이 인구고령화 대책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마스다 히로야 좌장과 일본창성회의<일본생산성본부 발족 민간회의체>

마스다 히로야 일본창성회의 좌장은 도쿄대 법학부 재학 중 국가공무원 상급갑종시험(행정고시)에 합격, 1977년 졸업과 더불어 건설성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95년 전국최연소를 기록하며 이와테현 지사에 당선, 2007년까지 3연임에 성공했다. 이어 아베 신조 1차 내각 때 총무대신(2007∼08)을 맡아, 지사출신의 민간 각료로써 지방재생 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2009년부터 노무라총합연구소 고문, 도쿄대 공공정책대학원 객원교수 등을 맡고 있다. 마스다 좌장은 지난 7월 31일 도쿄도지사 선거에 자민당 공명당 등의 추천을 받아 입후보했으나 낙선했다.

일본창성회의는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장기적 관점에서 일본 전체의 그랜드 디자인을 모색하고 이를 위한 전략을 짜보자는 취지로 일본생산성본부가 발족시킨 민간회의체다. 마스다 좌장은 이 회의의 중심인물이다. 회의의 연구결과 중 일부는 책으로 간행됐는데 ‘지방소멸-도쿄일극집중이 부른 인구급감’(2014)과 ‘도쿄소멸-개호파탄과 지방이주’(2015)는 일본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방소멸’은 국내에도 번역 소개된 바 있다. 마스다 좌장은 2015년 인구센서스 결과가 2018년에 나오면 보완작업을 통해 ‘지방소멸론 2탄’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도쿄=글·사진 조용래 편집인 jubi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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