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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미국의 선택] 끝나가던 美 대선판 뒤흔든 두 사람

[2016 미국의 선택] 끝나가던 美 대선판 뒤흔든 두 사람 기사의 사진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전용기 안에서 ‘수양딸’로 불려온 최측근 보좌관 후마 애버딘과 대화하고 있다. 애버딘의 전남편 노트북에서 클린턴의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이 대량 발견돼 대선 막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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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지뢰’ 밟은 애버딘

힐러리의 둘째딸로 불린 최측근 ‘20년 비서’… 전남편 노트북, 힐러리 발목 잡아


대통령 당선을 목전에 뒀던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발목을 막판에 잡은 건 ‘20년 비서’ 후마 애버딘(40)이다. 클린턴은 애버딘을 “첼시 다음에 둘째딸”이라고 아꼈지만 민주당에서는 이제 애버딘을 자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애버딘의 전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의 노트북을 ‘섹스팅’ 혐의로 조사하다가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임 시절 이메일 뭉치를 발견했다. 애버딘이 장관 이메일을 개인 노트북에 보관하고 폐기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자 애버딘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이 일로 판세가 다시 요동치면서 자칫 대선의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고리 권력’ 애버딘은 클린턴의 비서를 넘어 ‘클린턴 자체’로서 역할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애버딘이 클린턴의 연설문 작성, 성명 발표, 면담약속 조정, 토론회 준비를 모두 했다”면서 “애버딘은 클린턴의 게이트 키퍼(최종 의사결정자)였다”고 지적했다.

애버딘은 ‘둘째딸’이란 말대로 클린턴에게 가족 같은 존재다. 1996년 조지워싱턴대 재학 시절 백악관 인턴으로 들어가 퍼스트레이디인 클린턴을 보좌했다. 이후 클린턴의 상원의원, 국무장관, 두 차례 대선 후보 시절 내내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가족 기업’ 클린턴재단을 도맡아 챙긴 ‘집사’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본부 주요 인사를 직접 면접하고, 클린턴의 전화통화 대상자까지 제한하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때문에 클린턴은 인도·파키스탄계 가족을 둔 애버딘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어도, 그의 남편이 끊임없는 구설에 올라도, 이혼 사태에도 매번 감쌌다. 뉴욕타임스는 ‘애버딘을 향한 클린턴의 충성’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기자가 꿈이었던 애버딘은 백악관 대변인실에서 일하는 게 소원이었지만 언론은 클린턴이 당선돼도 그가 백악관에 머물 가능성은 희박하게 됐다고 내다봤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이메일 재수사’ 코미 FBI국장

불기소 처분했다가 막판 선회… 클린턴 부부와는 20년 악연


“지금은 아니지만 성인이 된 후 대부분 시간을 공화당원으로 살았다.”

대선을 앞두고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선거 직전 판세를 좌우할 큰 사건) 보따리를 푼 제임스 코미(55)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7월 하원 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을 불기소 처분한 뒤 추궁받을 때다. 업무에 정치색을 내비치지 않는 원칙주의자란 사실은 다시 각인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 당적이 다른 그를 FBI 국장으로 임명한 것도 강직한 업무 스타일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코미 국장이 끝난 줄 알았던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다시 조사하겠다고 밝힌 뒤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30일(현지시간) “코미가 가면을 벗고 정체를 드러냈다”며 “오랜 시간 유지된 정치적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미와 클린턴가의 악연은 2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96년 상원 ‘화이트워터 위원회’ 부법률 자문 자격으로 클린턴 부부가 친구 제임스 맥두걸 부부와 세운 화이트워터 부동산개발 회사의 개발 사기사건을 수사했다. 당시 클린턴이 관련 문건을 다루다 잘못을 저질렀고 고의로 직권을 남용한 흔적이 보인다고 결론지었지만 클린턴 부부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2002년 연방검사 시절엔 퇴임 직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석유왕’ 마크 리치를 사면한 사건을 맡아 수사했다.

이메일 스캔들은 선거판을 다시 요동치게 했다. CNN방송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메일 스캔들 담당 FBI 수사관이 10월 초 재수사 단서가 된 이메일을 발견했지만 지난 27일에야 코미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내부 토론이 몇 주 걸렸고 정보가 새어 나갈 것을 우려해 선거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도 공개키로 했다”고 해명했지만 시점에 대한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는다.

클린턴 측은 물론 법조계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릭 홀더 전 법무부 장관과 전직 연방검사들은 “코미의 행동이 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법무부 정책에 위배된다”며 비판 서한에 서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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