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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피의자 된 ‘왕수석’ 안종범… 진실 규명에 협조하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일 오후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비선실세’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과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논란의 한복판에 서면서 ‘왕수석’에서 졸지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사표가 수리된 지 3일 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신뢰한 참모였던 그는 ‘비선실세’의 충실한 부역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대통령 권력을 등에 업고 최씨의 손발 노릇을 했다는 증거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검찰은 최씨와 함께 안 전 수석을 ‘대기업 강제모금’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을 당시 최씨를 도와 재단 설립과 대기업 상대의 774억원 출연금 강제모금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안 전 수석과 최씨의 지시로 SK에 80억원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올 1월 최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더블루케이 조모 전 대표를 정현식 전 사무총장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주선한 것도 안 전 수석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두 조직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셈이다. 대통령의 참모였는지, ‘비선실세’의 심부름꾼이었는지 헷갈릴 정도다.

안 전 수석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출두하면서 “침통한 심정”이라며 “잘못한 부분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금 모금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검찰 소환을 앞두고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한 일”이라고 주변에 전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의 입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안 전 수석은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경위와 과정으로 재단이 설립됐는지, 모금 과정에서 직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사실 그대로 털어놔야 한다. 재단 설립·운영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직권남용이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법적 책임을 회피하거나 줄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가는 엄청난 역풍을 맞을 것이다. 국민의 분노와 울분을 직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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