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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비리 왜 朴대통령 탓하냐”… 들끓는 민심과 크나큰 온도차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추진위’ 출범 현장… 연사들, 최순실 언급 자제

“최씨 비리 왜 朴대통령 탓하냐”… 들끓는 민심과 크나큰 온도차 기사의 사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세례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국내외 여건이나 정치적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어두운데 이런 때일수록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혜안과 열정, 그리고 청빈의 정신이 절실해집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2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개회사에서 지금 필요한 것이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박정희 대통령님을 기리는 동상 하나 떳떳하게 세우지 못하는 현실은 이제 극복돼야 한다”고도 했다.

행사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 안병직 전 여의도연구소 이사장,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귀빈으로 참석했다. 연사들은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을 최대한 언급하지 않으려 애썼다. 한 국민대통합위원장만이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사회 내재된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공정상생의 정신을 위해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립했다”며 한 차례 언급했을 뿐이다. 연사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현재 정치적 상황이 안 좋다” “세월이 하수상하다” 등의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대신했다.

이번 사태의 수습을 지휘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김 전 비서실장은 행사장을 나서려다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받았다. 그는 “최씨에 대해 보고받은 적 없고 알지도 못한다”며 “만난 일도 통화한 일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시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행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들끓는 민심과 온도차를 보였다.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300석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속상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모(51·여)씨는 “진보세력과 언론이 침소봉대해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전남 진도에서 올라왔다는 이모(62)씨는 “최순실씨 개인 비리를 대통령 탓으로 돌리면 안 된다”며 “대통령이 아랫사람 비리를 일일이 살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감쌌다. 월남전에 참전했다는 A씨도 “팔은 안으로 굽는 것 아니겠느냐”며 “여전히 박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내년 11월 14일)을 맞아 내년 1∼5월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박정희 특별기획전’을 연다. 7월에는 국제 학술대회를 열어 ‘박정희 정신’과 국가운영 패러다임을 재조명할 예정이다.

전수민 오주환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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