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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등에 업고 '달라지지 않은 朴'배제

野 대선주자 일제히 “하야” 촉구 배경·전망

민심 등에 업고 '달라지지 않은 朴'배제 기사의 사진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전남 나주시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개각과 관련해 “비상한 결단” 방침을 밝히고 있고(왼쪽),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통령 하야 촉구 기자회견을 가진 뒤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주최한 촛불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들고 있다. 김지훈 기자, 뉴시스
야권 대선주자들이 2일 일제히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고 나선 건 국정 운영에서 박 대통령을 완전히 배제시키겠다는 의도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은 ‘독선 개각’이 민심에 정면으로 반하는 만큼 퇴진 촉구 명분은 갖춰졌다고 판단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장기전에 대비해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이 민심을 담아내는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성명서에서 박 대통령을 ‘식물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아예 ‘당신’이라고 칭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역시 민심을 전하는 형태로 하야를 시사했다. 이번 개각으로 박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국정 운영 스타일이 분명하게 확인된 만큼 최소한 2선 후퇴는 관철하겠다는 얘기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최씨 파문이 불거진 이후 당보다 앞서 여러 수습책을 내놨었다. 거국중립내각이나 책임총리 등이 모두 대선주자들의 입에서 처음 나왔다. 여기엔 일찌감치 불붙은 대권 경쟁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많다.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라는 얘기다. 실제 야권 주자들은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개헌을 정식 제안했을 때부터 대국민 사과,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있을 때마다 앞다퉈 입장문이나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주자들마다 이미 대선 캠프를 꾸려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메시지 경쟁이 불붙었다”고 전했다.

당과 대선주자 간 엇박자도 여러 번 표출됐다. 문 전 대표가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하고 새누리당이 수용하자 민주당이 나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반박해 말 바꾸기 논란도 일었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 메시지와 대선 후보 메시지를 분리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잡음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야3당 원내대표가 2일 회동에서 의견 일치를 본 건 김병준 국무총리, 임종룡 경제부총리,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 지명 철회 요구였다. 인선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때문에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총리와 총리 내정자가 공존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국회에선 상임위별 예산심사가 진행되고 있어 야당 공세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입장을 놓고는 야3당 간에도 입장차가 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번 사안은 장기전”이라며 “서둘러 방침을 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동안 금기시해 왔던 탄핵이나 하야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견을 취합하겠다고 했다. 이날 비상의원총회에선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한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김수남 검찰총장 해임건의안 제출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 탈당과 거국내각 구성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은 사과하고 나도 수사를 받겠다며 용서를 빌 것”이라며 “결국은 거국내각이 구성된다”고 단언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영수회담에서 추천한 총리를 임명하면 새 총리가 장관을 추천해 내각을 꾸리는 수순을 밟게 될 거란 얘기다. 박 위원장은 “두 야당은 대통령을 빼고 하자는 것이고 우리 당은 인정하고 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온건한 국민의당을 자꾸 강경으로 몰면 그 길(탄핵, 하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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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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