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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키운 ‘불통 개각’… 野 대선주자 “하야하라”

청와대 “외치·내치 분리” 신임 총리에 김병준 내정 경제부총리 임종룡 안전처 장관엔 박승주

혼란 키운 ‘불통 개각’… 野 대선주자 “하야하라” 기사의 사진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2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하루 연기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사무실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총리 내정에 대한 소감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야권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자 회견을 하루 미뤘다. 김 내정자를 취재하는 기자들 모습이 엘리베이터 거울에 잡혔다. 윤성호 기자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으로 최대 정치적 위기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신임 국무총리에 김병준(62) 전 교육부총리를 내정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청와대는 김 총리 내정자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책임총리’로서 내치(內治)를 사실상 총괄하고 박 대통령은 외교·안보 사안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해석도 등장했다.

그러나 야당은 개각 발표 2시간도 지나지 않아 ‘일방통행식 통보’ ‘국면 전환용 개각’이라고 반발했다. 인사청문회 거부는 물론 박 대통령 탄핵, 하야까지 공식 거론되고 있다. 국민 여론과 정국 수습을 위해 청와대 참모진 개편 3일 만에 내놓은 박 대통령의 카드는 정국을 더 큰 혼란의 소용돌이로 내몰고 있다. 박 대통령은 김 총리 내정자와 지난달 30일 ‘독대’를 통해 역할 분담에 사실상 합의했지만 야권의 반발로 책임총리제 현실화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총리에 내정했다. 신임 경제부총리에는 임종룡(57) 금융위원장, 국민안전처 장관에는 김 총리 내정자의 추천을 받아 박승주(64)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각각 발탁했다.

박 대통령의 깜짝 개각은 현재의 ‘국정(國政) 올스톱’ 상황을 수습하려는 의도다. ‘최순실 정국’으로 연일 대정부 공세를 펼치는 야권의 반발을 무마하고 들끓는 국민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한 측면도 크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핵심 인사로 활동했고 중립적 인사로 평가받던 김 총리 내정자와 호남 출신 임 부총리 내정자, 박 장관 내정자를 각각 발탁한 것은 이런 인식이 반영됐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정치권이 요구해 온 거국중립내각의 취지를 살리는 차원에서 김 내정자에게 내치 전반을 사실상 관장하는 책임총리 역할을 맡기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임 총리에게 폭넓은 권한을 줘 내치를 새 총리에게 사실상 맡기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가 국정 전면에 나서고, 박 대통령은 외치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의 ‘2선 후퇴’로도 비쳐질 수 있는 구상을 내보인 것도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치권과 협의 없는 ‘불통의 깜짝 인사’가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야권은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3당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국회 인사청문회 보이콧 방침을 확인했다. 이번 개각이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에도 박 대통령이 국정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개각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번 대통령의 개각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개각을 즉각 철회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일단 3일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국정마비 사태는 막아야 한다. 책임총리 역할을 다하겠다’고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내정자가 야권의 반발 등을 고려해 상황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국정 혼란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에 책임총리직을 수용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반발에 놀란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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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혁상 하윤해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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