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직격 인터뷰-성영목 신세계 면세점 사장] “면세점·남대문시장 서로 윈윈… 도심 다시 살아나” 기사의 사진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회현동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 사장은 “인근 남대문시장과의 상생 약속은 최우선 과제로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희 기자
서울시내 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주목받고 있다. 연말 결정될 4장(대기업 몫3장)의 추가 허가권을 놓고도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면세점이 운영만 하면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비난도 있지만 고전하는 면세점도 없지 않다. 입지나 운영 노하우에 따라 성과도 천차만별이다. 현재 유통 대기업들에 면세점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직접 운영하는 CEO에게 얘기를 들어봤다. 물론 3차 면세점 허가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어느 한쪽 당사자를 인터뷰하는 데 부담도 있었다. 신세계디에프의 성영목 대표(60)도 주저하다 인터뷰에 응했다. 그를 지난달 24일 회현동 신세계디에프 집무실에서 만났다.

-명동 면세점 운영 상황은 어떤가. 인근 남대문시장과의 상생은.

“한 해 900만명의 해외관광객들이 명동을 찾는다. 롯데면세점이 혼자서 이 수요를 감당해 왔는데, 우리는 충분히 수요가 있다고 봤다. 롯데면세점 매출도 안 떨어지고 우리는 우리대로 잘하고 있다. 우리가 관광객 110만명 정도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근처에 남대문시장과 명동을 연결하는 곳에 우리 면세점이 있다. 남대문 도심 재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 남대문시장도 관광객들이 많이 오니까 상생 기대가 높다. 남대문시장 간판 정비 등 상생 약속은 최우선으로 지켜나가고 있다. 문화진흥을 위해 메사빌딩에 CJ E&M과 공연장을 오픈하고 ‘소년24’를 공연하고 있다. 여행객들 사이에 호응이 좋다. 명인·명장 전용관과 한류공연장 등 ‘국산의 힘 센터’를 약속했는데, 이미 공사에 들어갔고 메사 빌딩 1층에 12월 초 오픈한다. 약속한 것은 꼭 지키려고 한다.”

-중소기업 명품도 키우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어떤가.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서 구매할 마땅한 선물이 없다. 상당수가 짝퉁이거나 출처가 중국인 것들도 많다. 그래서 명인·명장들이 만든 도기나 젓가락 등 전통 상품을 갖춘 선물 코너를 만들었다. 장인들은 작품을 잘 상품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기프트숍에 장소를 제공하고 상품화하는 것까지 돕고 있다. 이전에는 선물용으로 김이나 화장품 정도뿐이었는데 요즘에는 이런 것들이 인기가 높다. 유럽 사람들이 특히 좋아한다. 캐릭터숍도 카카오나 라인 등을 모아 코너를 만들어 놨다. 중국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국산 화장품 90개 브랜드를 넣어 기회를 줬으니까 히트 상품이 나올 수도 있겠다.”

-매장 구성에서 노하우나 원칙이 있다면.

“우리나라 면세점은 대부분 상품 판매에만 집중해 왔다. 우리는 ‘차별화된 면세점을 만들자’는 원칙을 세웠다. 그래서 문화가 있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매장 콘셉트로 내세운 게 ‘갤러리형’이다. 우리는 여행객들이 쾌적하게 볼거리와 문화를 경험하고 한자리에서 상품까지 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여행객들이 물건만 사고 쫓기듯 돌아다니지 않고 뭔가 특별함을 느끼도록 해주자는 차원이다. 중국 정부가 저가관광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는데, 실제로 단체관광객들은 어느 면세점에 가는지 모르고 가는 경우도 있다. 개별 여행객을 끌어안는 전략으로 이를 해소할 수 있다.”

-명품 유치는 어떻게 되고 있나.

“6개월 만에 면세점을 오픈했는데 사실 그건 무리였다. 내년 상반기에는 3대 명품까지 다 들어오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 명품을 유치하면 ‘대표 면세점’이라는 상징성이 생긴다. 원스톱으로 한자리에서 화장품부터 핸드백까지 다 살 수 있다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여행객들은 시간이 많지 않다. 짧은 동선 내에 원하는 상품을 히트 아이템 위주로 선보이는 곳이 면세점이다. 그런 차원에서 명품 유치가 필요하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에게 명품 수요가 꽤 있다.”

-인터넷 면세점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데.

“내국인용 K몰과 외국인용 C몰(차이나몰)이 있다. C몰에선 관광객들이 사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구매한다.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중국인 지인은 워낙 바빠서 매장을 방문 못하고 늘 공항 인도장에서 수령해 간다. 중국인들은 모바일 사용 빈도가 높다. 전지현과 지드래곤을 모델로 썼는데, 중국에서 유튜브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C몰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명동 신세계백화점 앞 분수대 리모델링은 어떻게 되고 있나.

“중구청에 분수대를 새롭게 단장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공모를 했다. 전체 200여건 중에서 2개 제안을 채택했다. 역사적인 의미나 지역 상징성을 넣어 디자인할 예정이다. 지금은 관광객들이 분수를 잘 못 느끼는데, 리모델링이 되면 로마의 트레비분수처럼 서울에서 상징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 ‘어디서 만나자’고 약속할 때 쉽게 떠오르는 명소가 되고 남대문이나 명동, 다른 시내 관광지로 가는 중심이 될 것이다.”

-센트럴시티에 면세점을 신청했는데 배경은.

“센트럴시티는 고속터미널 몰도 있고 여행객들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가고 전국 고속버스도 있다. 강남 서초에 관광객 440만명이 방문한다. 대부분 개별여행객들이다. 중국인뿐 아니라 동남아, 유럽 사람들도 많다. 엄청난 면세점 수요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게 있는데 면세점만 없는 곳이다. 센트럴시티는 코엑스몰과 하남 스타필드를 연결하는 새로운 개념의 문화·쇼핑 벨트를 형성할 수도 있다.”

-면세점 시장이 곧 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울 시내면세점이 현재 9개로 늘어났고, 추가로 4개가 허가나면 총 13개가 된다. 2003년 신라면세점이 시작할 때 시장 규모가 2조원대였는데 작년 10조원, 올해 12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13년 만에 이렇게 계속 성장한 시장은 찾기 힘들다. 최근 면세점이 단기간에 늘어 다소 혼란스럽지만 오히려 옥석을 가리는 기회일 수도 있다. 건강한 경쟁을 통해 시장을 키운다면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3차 면세점 대전에선 어떤 면이 중요하다고 보나.

“면세점 산업은 잘 키워야 할 관광 산업이자 수출 산업이다. 그동안 ‘대기업 특혜’라고 하지만 국제적으로도 이렇게 경쟁력 있는 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역량과 아이디어, 사명감을 갖고 한다면 면세점은 효자산업이 될 것이다. 역량이 있고 시행착오 없이 잘할 수 있는 회사, 약속을 지키는 회사를 선정해줬으면 한다. 면세점들은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주변이나 산업 연관 효과에도 신경 써야 한다. 면세점 시장은 점진적으로 12조원, 14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분야다.”



■성영목 사장은

신세계디에프와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를 겸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한 뒤 삼성그룹 비서실과 삼성증권 등을 거친 삼성맨이다. 그는 손대는 사업마다 기적처럼 술술 풀어냈다.

삼성물산에선 삼성플라자를 흑자로 이끌었고, 호텔신라에선 면세사업부를 흑자로 돌려놔 2007년 51세로 당시 삼성그룹 내 최연소 사장에 올랐다. 2013년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2015년부터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서울 시내면세점 영업권을 따내 신세계그룹의 숙원을 풀어줬다.

비결을 물어보니 그는 "모두 잘 모르는 분야였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잘 모르니까 늘 공부를 했고, 증권에서는 책 200쪽짜리 50권을 읽기도 했다"며 "새로운 곳으로 옮길 때마다 고생은 했는데 늘 기본으로 돌아가면 얻는 게 있더라"고 회고했다.

그가 10년 이상 사장직을 유지하는 행운의 비결은 결국 '성실함'이란 느낌이 들었다.

■성영목 사장은

신세계디에프와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를 겸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한 뒤 삼성그룹 비서실과 삼성증권 등을 거친 삼성맨이다. 그는 손대는 사업마다 기적처럼 술술 풀어냈다.

삼성물산에선 삼성플라자를 흑자로 이끌었고, 호텔신라에선 면세사업부를 흑자로 돌려놔 2007년 51세로 당시 삼성그룹 내 최연소 사장에 올랐다. 2013년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2015년부터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서울 시내면세점 영업권을 따내 신세계그룹의 숙원을 풀어줬다.

비결을 물어보니 그는 "모두 잘 모르는 분야였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잘 모르니까 늘 공부를 했고, 증권에서는 책 200쪽짜리 50권을 읽기도 했다"며 "새로운 곳으로 옮길 때마다 고생은 했는데 늘 기본으로 돌아가면 얻는 게 있더라"고 회고했다.

그가 10년 이상 사장직을 유지하는 행운의 비결은 결국 '성실함'이란 느낌이 들었다.

노석철 산업부장 schroh@kmib.co.kr, 사진= 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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