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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신학적으로 어떻게 봐야할까<하>] “지금 한국사회 영적 혼돈, 종교개혁 전야와 비슷”

박용규 총신대 교수에게 듣는다

[최순실 사태, 신학적으로 어떻게 봐야할까<하>] “지금 한국사회 영적 혼돈, 종교개혁 전야와 비슷” 기사의 사진
박용규 총신대 교수는 3일 “한국교회도 루터처럼 영적으로 혼탁한 한국사회를 위해 생명을 걸고 개혁의 포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규 총신대 역사신학 교수는 평양대부흥운동과 웨일즈대부흥운동 등 국내외 영적 각성운동을 연구한 대표적 교회사학자다. 이단과 소송전을 벌여 헌법상 두텁게 보호되는 종교비판의 자유를 명확히 한 기념비적 판결을 이끌어낸 ‘투사’이기도 하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3일 만난 박 교수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정신적·영적 혼돈과 공허 상태에 빠진 한국사회와 교회의 상황이 종교개혁 전야와 유사하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부터 내놨다.

그는 “종교개혁 직전의 중세유럽도 열심히 기도하고 정기적으로 미사를 갖는 등 지극히 종교적인 상황이었다”면서 “하지만 교회가 복음에서 멀어져 교황부터 말단 성직자까지 성직을 매매했으며, 금권선거가 횡행하는 등 배금주의가 판을 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문헌을 찾아보면 교황은 교회재정을 유용·착복했고 권력놀음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면서 “실제로 교황 알렉산더 6세는 여러 명의 정부(情婦)를 거느렸으며, 1492년 뇌물을 써서 교황선거에서 승리했고 당시 수도원은 동성애의 소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지금 한국교회에서도 일부 목회자들이 성직을 사고팔며 임직 때 돈거래를 한다는 점”이라며 “심지어 교회의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신학교에서조차 교수직을 돈으로 거래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지금은 돈만 있으면 이단이 정통이 되고 정통이 이단이 되는 혼돈의 시대”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면엔 영적 문제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이번 사건의 이면에는 영적 문제가 숨어있다”면서 “영적 관점에서 볼 때, 최근 이단들의 득세와 정권의 비호, 한국교회 일부 지도자들의 윤리적 타락 등이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또 “오늘의 영적 혼탁성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성령운동을 이야기했으면서도 정작 영적 전투에서는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코앞에 둔 한국교회는 최태민·최순실 사태 앞에 일방적으로 돌을 던지기보다 제 목소리를 내놓지 못했다고 깊이 자성하고 공동책임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특히 보수·진보적 기치를 내건 기독교가 정권에 편승해 예언자적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517년 마르틴 루터가 회개를 통한 구원과 면죄부의 부당성을 담은 95개 조항을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내걸었을 때 파문 살해 위협 등 온갖 박해와 고난을 당했다”면서 “한국교회도 이처럼 종교개혁의 대가를 지불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루터의 고백처럼 우리가 의롭다함을 받은 것은 오직 주님의 은혜다. 내 공로와 노력은 0.001%도 없다”면서 “교회는 이런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복음전파의 사명, 복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종교개혁 정신이 중세의 부패와 교회 타락을 극복했듯 한국사회의 거대한 문화·사상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선 교회가 종교개혁운동을 일으켜야 한다”면서 “그것은 바른 교리, 바른 가치관, 바른 세계관의 회복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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