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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국정농단’ 책임 피해선 안돼… ‘용비어천가’ 불렀던 우리도 회개해야”

한국교회, ‘최순실 사태’ 시국선언 잇따라

“박대통령 ‘국정농단’ 책임 피해선 안돼… ‘용비어천가’ 불렀던 우리도 회개해야” 기사의 사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원교단의 대표들이 3일 서울 중구 달개비 식당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법적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철환(루터회) 권오륜(기장) 총회장, 김필수(구세군) 사령관, 김근상(성공회) 의장주교, 이동춘(복음교회) 총회장, 전명구(기감) 감독회장, 최기학(예장통합) 부총회장, 오황동(기하성 서대문) 총회장, 김영주 NCCK 총무. 강민석 선임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그 누구도 아닌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회 스스로도 잘못을 꾸짖는 선지자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권력의 편에 서서 용비어천가를 불렀음을 회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원 교단의 교단장들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 식당에서 박 대통령의 ‘법적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대통령께 드리는 고언(苦言)’을 제목으로 한 선언문에서 교단장들은 “기독교 가족들은 취임 이후 애정과 믿음을 갖고 박 대통령을 위해 기도했지만 대통령은 우리의 믿음을 저버렸다”며 “이제는 더 이상 대통령께 희망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혹자는 대통령도 피해자라고 하지만 이는 결국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수치와 분노를 유발하기에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파문에 대해 내각과 정당, 비서진, 최씨 일가 등에 책임을 미루지 말고 대통령이 모든 것을 떠안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단장들은 “예수님께서는 당시 권력자들과 종교지도자들을 질책하고 분노하셨는데 이는 그들이 힘을 잘못 사용했기 때문”이라며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사랑하고 지키고 싶은 마음에 십자가에서 처형당하셨다. 우리도 처형당하는 심정으로 대통령에게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한국교회 안에 간음한 다윗의 잘못을 지적하며 회개를 촉구했던 나단 선지자 같은 이가 부재했음도 반성했다. 교단장들은 “잘못된 부분에 대해 준엄하게 비판하는 선지자의 역할을 했어야 함에도 오히려 교회의 옹위를 위해 권력의 편을 들었고, 용비어천가를 불러댄 비굴한 보좌역을 했던 것을 회개한다”고 고백했다.

시국선언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이성희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전명구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권오륜 목사) 한국구세군(사령관 김필수) 대한성공회(의장주교 김근상) 기독교대한복음교회(총회장 이동춘 목사) 기독교대한한나님의성회 서대문(총회장 오황동 목사)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장 김철환 목사)의 교단장들이 참여했다.

대표로 선언문을 낭독한 김근상 주교는 “책임을 지라는 의미는 대통령이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마땅한 사법적 심판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NCCK는 조만간 회원 교단 성도들의 동의를 얻어 1만명이 동참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다음 달 8일 대규모 시국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보수 성향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도 이날 ‘우리의 결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기총은 “특검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또 “권력 집중구조로 인해 비리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야는 정쟁을 멈추고 뜻을 모아 국민에게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법을 만들라”고 제안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조일래 목사)은 2일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은 깨끗하고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를 반드시 만들어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얻겠다고 약속했지만 온 국민을 버리고 최순실을 선택했다”며 “최씨가 청와대를 무시로 드나들며 국정을 농단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이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비선 측근이 아닌 자신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정치적 둥지인 친박도 자진 해산해야하며 자청해서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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