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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前대법관 “측근 통제 못한 리더에게 책임 물어야”

세계변호사協 반부패 콘퍼런스 연설

김영란 前대법관 “측근 통제 못한 리더에게 책임 물어야” 기사의 사진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제안한 김영란(60·연수원 11기) 전 대법관이 “요즘 보면 어떤 법리(法理·법률의 원리)를 구상해서라도 측근을 이용한 리더에게 직접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3일 말했다. 최근 국정농단 의혹에 휩싸인 최순실(60)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문제를 언급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세계변호사협회(IBA)가 개최한 반부패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선출직 공무원을 도와서 당선하게 한 후에 그 임기 동안 자신이 도운 것 이상으로 보상을 받기 위해 사회의 여기저기를 들쑤시는 게 용인되는 정치 구조라면 거대한 부패는 없어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3년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김두식 교수와 우리 사회의 부패 문제에 관해 대담을 나누면서 선출직 공무원에게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없는지 논의했다”며 “측근을 통제하지 못한 책임은 그 사람(선출직 공무원)에게 있으니 직접 책임을 물을 방법을 강구하면 어떨까라고 말하니, 김 교수가 ‘대법관을 역임한 사람치곤 과격하다’며 웃으며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요즘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법에도 때로는 과격한 발상이 필요하구나 하는 걸 실감한다”고 했다.

김 전 대법관은 ‘김영란법’ 시행 후 경직된 사회 분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처벌될까 두려워 사회 전체가 지나치게 공포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공직자가 아닌 사람 사이를 규제하는 법이 아니며, 공직자들이 각자 자신의 몫을 내고 공짜 접대를 받는 것만 주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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