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모른다는 ‘공범’… 연결고리로 朴 지목

檢, 헌정 사상 초유 현직 대통령 수사 대비

서로 모른다는 ‘공범’… 연결고리로 朴 지목 기사의 사진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수사 받겠다고 기자회견할 것이라는 첩보가 돕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누군가에게 보내고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에 실세는 없다. (내가 키우는) 진돗개가 실세라는 얘기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12월 정윤회(61)씨 국정개입 의혹이 불거졌을 때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2년이 채 되지 않아 청와대를 드나들며 국정을 주물러온 최순실(60)씨와 그의 사익(私益)을 지원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모두 수감됐다. 각종 의혹들이 종착지로 박근혜 대통령을 가리키면서 검찰도 점차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수사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검찰이 최씨와 안 전 수석을 재판에 넘길 때 이들의 공소장에 ‘공소 외 박근혜 대통령’을 기재하는 것 역시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공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기획하고, 안 전 수석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앞세워 774억원 ‘강제 모금’을 실행했다는 게 기본적인 범행 밑그림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직접 연락하면서 모의한 증거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도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한다. 중간에서 의사를 주고받는 ‘메신저’가 존재해야 범죄사실이 완결성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양쪽의 연결 지점은 박 대통령이다. 최씨가 청와대 고위 인사를 움직이기 위해 부탁할 대상도, 안 전 수석에게 최씨 지원을 지시할 수 있는 인사도 박 대통령이다. 결국 박 대통령을 빼고는 주범 안 전 수석과 공범 최씨의 연계성이나 범행 동기를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다. 더군다나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이전에 대기업 총수 7명을 독대해 기부 관련 얘기를 나눴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안 전 수석도 검찰에서 “정책 수행 차원에서 지시에 따랐으며, 대통령이 재단이나 최씨 개인 회사의 현안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문제는 현직 대통령에게 ‘불소추(不訴追) 특권’이란 헌법 84조의 보호막이 있다는 점이다. 수사는 기소·불기소 등의 처분을 전제로 하는데, 대통령의 경우 기소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수사 역시 불가하다는 게 그간 검찰의 입장이었다. 검찰이 어떤 방식으로든 현직 대통령을 수사한 전례도 없다.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여론과 조사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검찰은 수사본부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국 검찰청에서 선별된 특수검사 5∼6명을 추가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 조사 여부는)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조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 최씨를 매개로 박 대통령과 연결된 인사들을 전방위로 훑으면서 사실상 ‘대통령은 제외한 대통령 수사’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축적한 증거 자료와 진술 등은 당장 조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박 대통령 퇴임 이후 수사를 재개할 토양이 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통령 수사는 법리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박 대통령이 스스로 수사를 받겠다고 명확히 선언한 뒤에야 검찰이 부담을 덜고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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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일 황인호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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