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김재익] 부동산 의존형에서 벗어나야 기사의 사진
국토교통부는 최근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투기과열지구 지정, 전매제한 강화, 청약 재당첨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대책이 투기로 인한 거품을 제거하고 실수요자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게 믿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그 한계는 바로 주택시장의 투기열풍의 진앙지는 전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을 완화시킨 ‘부동산 의존형 경제정책’인데 경제정책 당국이 아닌 주택정책 당국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번 대책에 시장을 침체시킬 강력한 조치가 빠져 있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면서 투기는 잡되 경기는 활성화시킬 묘안은 보이지 않고, 또 국가의 정책결정 과정을 보면 그런 묘책이 나올 풍토도 아닌 것 같다.

주택 가격을 상승시키면 건설경기가 살아나는 한편 재산효과로 인해 가계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있고, 이것이 경기를 활성화시켜줄 것이라는 부동산 의존형 경제정책은 수요와 공급 양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주택담보대출 급증에 따른 가계부채 1300조원 근접, 그리고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원리금 의무상환제가 실시되는 현실에서 연말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대출받은 가계에 막대한 추가적 부담을 주면서 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저출산, 고령화와 더불어 청장년층의 주택 구매력 감소 등도 결코 주택시장에 호의적이지 않다. 공급 측면에서는 지금도 초과 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내년에는 사상 유례 없는 공급물량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극히 제한된 예외를 제외하면 주택 가격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분석에 의하면 저성장이나마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것이 부동산 가격 상승이며. 그 내용도 수출은 감소하고 내수가 부진한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이는 건전한 경제성장 패턴이 아니기 때문에 건설업에 기댄 성장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경고가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 기관은 물론 외국 기관에서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부동산 의존형 경제정책은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더 이상 정책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단언컨대 이제 경제정책의 근본적 접근방법을 바꿔야 할 때에 이르렀다. 새로운 경제정책의 접근방법 중 몇 가지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경제정책은 산업구조 조정, 신산업 발굴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 및 고용창출을 통한 실질소득 향상을 목표로 하는 장기적 안목의 기반강화 정책이 요구된다. 소득 상승에 의한 실수요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 주택 수요는 가수요로서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것이다. 또 소득 상승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 증가는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현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의 빚으로 전가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주택정책은 주택시장의 거품을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재론할 필요조차 없이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투기로 인한 폭등과 폭락 장세가 반복되면서 시장은 왜곡되는 가운데 투기꾼은 득을 보고 서민은 피해자가 되어 왔다. 건전한 시장 형성을 저해하고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주는 구조적 요소들을 파악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척결해야 할 것이다. 물론 주거약자 지원과 모든 국민의 주거생활 향상이라는 주택정책의 근본 방향은 지켜져야 한다. 이제 한시바삐 낡은 부동산 의존형 경제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주택시장도 정상화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익 계명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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