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최순실의 ‘행동대장’ 김종 기사의 사진
스포츠 데스크 때다. 아직도 기억이 또렷하다. 박근혜정부 들어 이상한 것이 하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보통 체육, 미디어, 국민소통을 담당하고 1차관은 문화, 관광, 종교 업무를 맡는다. 그런데 장관도, 1차관도 아닌 2차관에 온통 관심이 쏠려 의아했다. 이런 상황에서 2013년 10월 당시 한양대 교수로 있던 김종씨가 2차관에 임명됐다. ‘공문서 위조’ 의혹으로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피스톨의 전설’ 박종길씨 후임이었다. 후보군에도 거론되지 않았던 그의 ‘깜짝 등장’에 체육계가 술렁였다.

김 차관의 권한은 갈수록 막강해졌다. 박근혜정부 들어 문체부는 두 차례 조직 개편을 단행했는데, 모두 그의 권한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2014년 1차관 소관인 관광·종교 업무를 2차관 업무로 가져왔다.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한양대 선배이기도 한 그는 여러 고위직에 한양대 출신을 대거 포진시키며 문체부를 장악해갔다. 이들의 기세에 눌려 불명예 퇴진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김종 차관과 이재만 비서관은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면 된다. (인사 청탁 등은) 항상 김 차관이 대행했다”고 밝혔을 정도였다.

그의 본색은 2014년 4월 여실히 드러난다. 한 야당 의원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공주 승마’ 의혹을 제기하자 그는 사흘 만에 긴급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관의 반대에도 아랑곳없었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사람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고 승마계뿐 아니라 체육계 모든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최씨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스포츠 4대악 비리 수사였다. 체육 개혁이 명분이었지만 말 안 듣는 체육인을 걷어냈고 결국 한국 스포츠를 말아먹었다. ‘체육인의 탈을 쓴 악마’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제야 2차관을 둘러싼 궁금증이 풀린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충실한 행동대장이 바로 그의 실체였다.

글=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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