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축제 사이] <44> 숍인숍 마케팅 기사의 사진
한강몽땅축제의 푸드트럭페스티벌
숍인숍(shop in shop)은 10년쯤 전부터 창업시장에서 유행하던 핫 키워드다. 줄여서 ‘인숍’이라고도 하는데 상점 안에 또 다른 미니 상점이 들어서는 것이다. 다세대주택처럼 한 지붕 아래 여러 가구가 공존하는 형식으로, 창업 열풍이 시작되면서 실패 위험을 줄이고 연계 상점끼리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에 한동안 큰 관심을 모았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숍인숍 마케팅이 창업시장보다 더 뜨거운 분야가 있다. 한국의 지역축제 시장이 그렇다. 축제 안에 축제를 넣는 방식인데 적은 예산으로 다양한 콘텐츠 확보를 고민하다보니 급작스럽게 파급됐다. 한강물싸움축제, 강태공선발대회, 한강다리밑영화제, 수상레저박람회, 거리공연페스티벌, 푸트트럭페스티벌, 한류콘서트&물축제, 지상최대헌책방축제, 열대야페스티벌, 종이배경주대회, 강동버스킹페스티벌, 1인극 페스티벌…. 지난여름 한강몽땅축제 내에 포함됐던 축제 명칭인데 아직도 나열하지 못한 축제가 수두룩하다. 축제 안의 축제만 10개가 넘고 축제 안에 박람회, 대회 등의 명칭도 다수 끼어 있다. 이는 한강몽땅축제뿐 아니라 국내 축제시장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공통된 현상이다. 과연 올여름 한강을 찾은 시민들에게 축제의 정체성 혹은 스스로 무슨 축제를 즐기고 있는지 성격이 잘 전달됐을까.

해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없지는 않다. 다만 축제 인지도가 약한 단계에서는 절대 쓰지 않는 방식이자 한국처럼 한 축제 안에 10여개 축제가 두서없이 등장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도시 간 자매결연 혹은 화합의 의미로 상호 축제를 동시 개최하거나 일부 콘텐츠를 교류하며 각 축제가 갖는 메시지를 공유하는 방식을 취한다. 숍인숍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상호 시너지다. 국내 축제의 숍인숍 마케팅이 자칫 소비자들의 기억을 교란하는 훼방꾼 역할을 할까 걱정이다.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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