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시대]  아베는 트럼프 만난다는데  외교 구심점도 없는 우리는… 기사의 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한국을 국빈방문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청와대 공식 일정은 지난 1일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이후 9일 만이다. 이병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국방위 공약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실제 차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는 불가피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정책, 특히 한반도 정책의 큰 흐름을 수립하는 시기에 우리 정부의 대북기조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반영시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박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은 한국과 끝까지 함께하고 흔들리지 않을 것(We are with you all the way and we will not waver)”,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할 것(We are going to be with you 100%)”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함께 함으로써 안전할 것(We will all be safe together)”이라고도 했다. 또 “부동산사업을 하면서 가전제품 등 한국 제품을 많이 구매했는데 매우 훌륭했다”며 “한국에 많은 친구들이 있고, 모두 굉장히 좋은 사람들(fantastic people)”이라고 말했다. 한·미동맹, 방위공약 등 굳건한 양국 관계와 함께 개인적 인연을 부각시킨 것이다. 그는 특히 “좋은 사람들”을 여러 번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통화는 미 대선 후 하루 만에 이뤄졌다. 역대 한국 대통령과 미 당선인 중 가장 빠른 시간 내 이뤄진 통화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은 박 대통령 말을 경청하면서 재미있고 쉬운 언어로 대화를 진행했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통화는 박 대통령이 당선 축하 전화를 거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당선인의 의례적인 인사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이 이견을 노출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우리 정부의 적극적 외교 행보가 필수적인 시점이지만, 우리나라가 정국 혼란과 함께 외교안보 공백 상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외교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일본 등 주변국에 뒤처져 향후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한반도 정책이 밀릴 수 있다는 얘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미 박 대통령에 앞서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하고, 오는 17일 미국 뉴욕에서 직접 만나는 데 합의했다. 아베 총리는 별도로 가와이 가쓰유키 총리보좌관을 14∼18일 미국으로 보내 트럼프 측 인사들을 접촉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은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 외교적 격변기에 주도적인 정상외교에 나설 수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외교안보 공백 현실화를 막기 위해선 선제적인 대응책 수립, 적극적 설득 작업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김재헌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행정부 출범 전 우리 외교정책 입장을 미국에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며 “지금은 국가의 행정 기능이 국회 쪽으로 쏠린 만큼 여야 간 외교·안보·통상 정책에 대한 간극을 하루빨리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글=남혁상 최예슬 최승욱 기자 hsnam@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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