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이지현] 단순한 삶에 대하여 기사의 사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소비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필요한 최소의 것만 소유하고 소비하자는 것이다. 소비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이들은 ‘물건을 과도하게 소유하면 참 자아를 잊게 된다’고 말한다. 소유에 집착하면 정작 ‘가슴에서 나오는 소리’에 소홀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물건을 적게 소유하는 것이 능사란 얘기는 아니다. 최소한의 소비를 통해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가 소유한 물건 중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20%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집안이 잡동사니로 가득 차서 발 디딜 곳이 없는데도 언젠가 쓸 일이 있을지 몰라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1년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얼마나 많은지, 소유한 물건의 종류를 한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같은 용도의 그릇이나 가구 옷 가방 등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줄여가면 삶의 변화도 따라온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좀더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그 비워진 자리를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들로 채울 수 있다면 삶은 당연히 변화될 것이다.

“옷이 한 벌밖에 없는 여성들이 매일 무슨 옷을 입을까 고민하지 않는 것처럼, 꼭 필요한 음식만 절제하며 먹는 사람들은 내일 무얼 먹을까 고민하지 않는다. …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는 샛길로 빠지지 말아야 하고, 쓸모없는 짐들 때문에 거추장스럽지 않아야 한다.”(샤를 와그너의 ‘단순한 삶’ 중에서)

프랑스의 목회자 샤를 와그너는 단순함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쓸데없는 것에 나를 빼앗기지 않을 자유이기도 하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존재방식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일 때, 다시 말해 아주 솔직하게 그저 한 인간이고 싶을 때가 가장 단순하다. 하나님이 의도하셨던 것처럼 꽃은 꽃답고 제비는 제비답고 인간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단순한 것이다. 가장 좋아하고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있고, 필요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건강해지고, 집 크기를 늘릴 필요도 없고, 그에 따라 많은 돈을 벌어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뭘 먹고, 뭘 마시고, 뭘 입지?” 당장 끼니를 때울 밥, 몸을 뉠 집이 없는 사람들이 떠올릴 질문 같다. 그러나 일상 속에서 무심코 자주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유복한 삶을 누리면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치지 못한다면, 이 불안감은 없는 것 없이 다 가졌으면서도 만족할 줄 모르는 버릇없는 아이의 투정과도 같다. 가난한 것이 단순한 삶이 아니다. 단순함은 일종의 정신상태이다.

생각이 많으면 삶이 괴로워진다. 우리의 머릿속을 잘 들여다보면 매일 하는 생각의 대부분이 과거의 집착과 후회, 미래의 걱정과 불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면에 쌓인 불필요한 근심 걱정 염려를 비워내면 평안을 누릴 수 있다. 내면의 삶이 단순하면 영적인 생활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우린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느라 하나님을 섬기는 데 소홀하게 된다. 우린 영원히 변치 않는 데서 행복을 찾고 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따라서 ‘나는 더 중요한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다’는 진리를 깨닫는 것이 그리스도인에게 놀라운 능력의 원천이 된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 목적을 안다면 그에 따라 생각을 정비할 수 있다. 자신의 삶에 어떤 목적이 있음을 그리고 그 목적이 선하다고 인정하고 나면 그에 따라 생각을 정비해가면 된다. 폭풍 속에서 내면의 평안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허락하신 최고의 기적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놀랍도록 단순한 삶을 사셨다는 것보다 더 분명한 사실은 없다. 그분은 하나님께 중심을 두셨다. 하나님께 대한 그분의 투명함이 모든 것을 지배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성을 빼면 생각할 수 없다.”(리처드 포스터의 ‘심플 라이프’ 중에서)

이지현 종교기획부 선임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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