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부대 시찰 공개… 트럼프 향한 메시지? 기사의 사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서해 백령도 인근 마합도의 포병부대를 시찰하고 포사격 훈련을 참관한 자리에서 밝게 웃고 있다. 이 사진은 11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됐다. 뉴시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주일 사이 세 차례나 군부대를 시찰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반응을 군부대 시찰로 대신하는 모양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이명수 총참모장 등 군 수뇌부를 거느리고 서부전선 마합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마합도는 황해남도 옹진반도에 위치한 섬으로, 백령도에서 18㎞쯤 떨어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접 최전방 지역이다.

김 위원장의 연이은 군사 행보는 차기 미국 정부를 향해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북한은 9일 미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과거에도 미 대선 직후 2∼3개월은 정세를 관망해 왔기 때문에 이례적인 침묵은 아니다.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0일 ‘다음 대통령이 새겨야 할 오바마의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도널드 트럼프는 전임자로부터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보유한 조선’이라는 부담스러운 유산을 넘겨받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는 8년 전인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조선신보를 통해 “조선의 지도자와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공언해 온 오바마가 부시의 아류이자 네오콘의 허수아비인 매케인보다 낫다”고 평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북한은 트럼프 정권의 북한 정책 노선이 드러날 내년 상반기까지는 일종의 ‘허니문’ 기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들에 대한 차기 정부의 태세를 관망하며 계산기를 두드리겠다는 심산이다. 8년 전 오바마 대통령이나 이번 트럼프 당선인 모두 전임자·경쟁자들보다 북한이 상대적으로 선호했던 인물들이다.

다만 북·미 대화 가능성이나 대북 압박 등과 관련해 입맛에 맞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면 곧바로 군사도발로 태세 전환을 꾀할 가능성도 있다. 차기 행정부의 윤곽이 드러날 내년 1월 이후에는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낼 다양한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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