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시대]  “레이건과 대처 같은 긴밀한 관계 복원하자” 기사의 사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1982년 영국 윈저궁에서 환담하고 있다. 두 정상은 1980년대 ‘레이거노믹스’와 ‘대처리즘’을 주창하며 신자유주의를 이끌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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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70)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구애’에 나섰다. 상대방은 테레사 메이(60) 영국 총리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맺은 밀월관계를 재건하기 위해서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트럼프는 메이와 10분 동안 전화 통화를 갖고 “레이건 전 대통령과 대처 전 총리와 같은 긴밀한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국은 나 자신과 미국에 아주 특별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총리실 관계자는 “트럼프가 영국에 대한 개인적인 친밀감을 나타내고 대서양을 사이에 둔 양국 간의 ‘특별한 관계’를 거론했다”며 “두 정상이 교역 활성화와 투자 강화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메이에게 ‘가능한 한 빨리’ 미국을 찾아 회담을 가질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가 레이건 전 대통령과 대처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은 미국과 영국의 긴밀한 관계를 되살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레이건 전 대통령과 대처 전 총리는 특별한 정치적 동반자로 평가된다. 각각 1981∼1989년, 1979∼1990년 집권한 레이건 전 대통령과 대처 전 총리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붙였다. 공공부문에 민간 경쟁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는 ‘레이거노믹스’와 ‘대처리즘’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외교적으로도 두 정상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냉전 종식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와 레이건 전 대통령, 메이와 대처 전 총리는 비슷한 점이 많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와 배우 출신의 레이건 전 대통령은 둘 다 전형적인 정치인과 거리가 멀다. 메이는 대처 전 총리가 1990년 퇴임한 이후 26년 만에 탄생한 영국의 두 번째 여성 총리다. 종종 ‘제2의 대처’로 거론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도하는 메이는 세계화의 물결에 소외된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외교·안보 문제는 양국의 밀월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영향력 확대를 지지하는 메이와 달리 트럼프는 나토의 역할에 대한 회의를 지속적으로 나타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메이와 달리 트럼프는 친푸틴 성향이다.

브렉시트도 양국 관계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당시 브렉시트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미국의 무역협상에서 “영국이 맨 앞줄에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에 대비해 미국과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원하는 영국과 달리 트럼프는 FTA 체결에는 회의적인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메이와 보호무역을 우선하는 트럼프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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