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시대] 여성-히스패닉 흩어지고… 백인만 똘똘 뭉쳤다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NOT OUR PRESIDENT)’는 문구가 쓰인 종이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는 뉴욕과 워싱턴DC,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미 전역 주요 도시로 확산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을 불태우거나 경찰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폭동 양상으로 번지기도 했다. AP뉴시스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전혀 예상치 못한 미국 주류 언론은 여전히 트럼프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를 궁금해 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방송 등이 분석한 트럼프의 승리 요인을 정리했다.

①SNS 장악한 트럼프: 라디오라는 매체를 잘 활용한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1930, 40년대 미국 대통령이 됐고, TV에 잘 어울리던 존 F 케네디가 60년대 권좌에 올랐다. 소셜미디어 시대인 지금 SNS 스타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보다 트럼프였다. 트럼프는 새벽에도 ‘폭풍 트윗’을 할 정도로 SNS를 통한 의사표현에 적극적이었다. 사업가 겸 방송인으로 오래전부터 유명세를 쌓아온 덕분에 그의 SNS에 사람들의 관심도 높았다. 3차에 걸친 TV토론에서도 내용은 클린턴이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SNS에서 언급된 양은 트럼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②낮은 투표율: 이번 대선 투표율은 약 57%로 지난 세 차례의 대선보다 낮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던 2004년 대선 투표율은 60.7%,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2008년은 62.2%, 2012년(오바마 재선)은 58.6%였다. 이번에는 특히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저조해 클린턴의 패배를 불렀다.

③여성·히스패닉 표심: 민주당 지지 기반인 마이너리티 집단(여성·히스패닉 등)도 클린턴을 도와주지 않았다. 클린턴에 표를 준 여성 유권자는 트럼프를 찍은 여성보다 12% 포인트 많았을 뿐이다. 이는 4년 전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대결 때 격차(11% 포인트)와 별반 차이가 없다.

히스패닉도 클린턴의 몰표 기대를 저버렸다. 2012년 대선 당시 히스패닉 유권자의 71%가 오바마를 찍었지만, 이번에는 65%만 클린턴에게 표를 줬다.

④똘똘 뭉친 백인: 84년 인기 절정이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재선에서 월터 먼데일 민주당 후보를 상대하면서 백인 표를 20% 포인트나 더 얻었다. 트럼프는 이보다 더한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를 찍은 백인 유권자는 58%로 클린턴 지지(37%)와의 격차가 21% 포인트에 달했다.

지난 8년 동안 흑인 대통령을 겪은 백인 중 상당수가 소수인종이 득세하는 것에 반감을 가져 백인 남성 대통령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중부 백인들의 표가 결정적으로 트럼프에 힘을 실어줬다. 공화당 텃밭인 남부와 서부의 고정표에다 북중부의 수백만 백인 표가 더해진 것이다.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은 백인 서민층은 물론이고 백인 중산층도 예상외로 트럼프에 많은 표를 줬다.

⑤‘레이건 데모크라츠’ 재현: 중서부와 미시간주에선 ‘레이건 데모크라츠(Reagan Democrats)’ 현상이 나타났다. 80년 대선 때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미 카터 대통령 대신 레이건 후보를 찍은 현상이다. 존 볼턴 전 유엔대사는 “민주당을 지지하던 백인과 노동자 계층이 레이건처럼 보이는 특별한 후보(트럼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당초 ‘클린턴 리퍼블리컨(Clinton Republican·클린턴을 지지하는 공화당원)’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던 일부 언론의 관측은 틀렸다.

⑥오바마케어 불만: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에 대한 불만은 트럼프의 날갯짓을 북돋는 바람과도 같았다. 유권자의 47%가 “오바마케어는 도를 넘었다”고 인식하는 가운데 이들 중 83%가 트럼프를 찍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더 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